지난 2경기에서 벤치 출발했던 강정호(28, 피츠버그)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본 포지션인 유격수가 아닌, 다시 3루수다. 다만 유격수로는 신뢰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굵은 선을 그었다.
강정호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릴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 선발 5번 3루수로 출전했다. 지난 2경기에서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강정호는 25일 경기서 경기 중반에 투입,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날로 올 시즌 42번째 선발 출장이다.
그런데 강정호는 최근 계속 3루수로만 나서고 있다. 본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는 유격수 선발은 줄어들고 있다. 강정호가 6월 들어 선발 유격수로 나선 것은 6월 2일 샌프란시스코전, 그리고 6월 14일 필라델피아전 뿐이다. 올 시즌 3루수로는 26경기에 선발로 나섰지만 유격수로는 16경기 선발 출전에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언론에서는 “피츠버그가 강정호의 유격수 수비 능력에 의문을 품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때문에 26일 경기를 앞두고도 허들 감독에게 직접적인 질문이 전해졌다. 하지만 허들 감독은 그렇지 않다고 고개를 저었다. 지역 언론인 피츠버그 트립은 “강정호를 3루에 출장시키는 것을 선호한다는 지적을 허들 감독이 부인했다”라고 보도했다.
허들 감독은 “여전히 평가 중이다”라고 운을 떼면서 “강정호는 유격수 자리에서도 매우 신뢰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한다. 다만 현 시점에서는 수비적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조디 머서를 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할 뿐”이라고 최근 기용의 이유를 밝혔다. 머서는 리그에서 평균 이상의 수비수로 평가되고 있으며 아무래도 MLB 첫 해인 강정호보다는 안정감 측면에서 더 나을 수는 있다.
그러나 허들 감독은 강정호의 수비 플레이에 대해 만족한다면서 앞으로 계속 수비 부분을 지켜볼 뜻을 드러냈다. 강정호는 3루 수비에서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유격수 수비에서는 아직 확실한 검증이 되지 않았다. 강정호가 애당초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장타력을 갖춘 ‘유격수’라는 것이었다. 강정호가 허들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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