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어게인] ‘맨도롱’ 유연석, 어떻게 사랑하고 싶은 남자가 됐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6.26 08: 23

‘맨도롱 또똣’의 유연석은 서툴다. 진짜 사랑을 감지하는 것도, 사랑을 깨닫고 표현하는 것도. 두 여자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는 이유로 ‘어장 관리’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답답함을 유발하기도 했지만 순수하고 귀엽게 보였던 것이 사실. 사랑하고 싶은 남자, 사랑받고 싶은 남자인 배우 유연석이 연기해서 가능했다.
MBC 수목드라마 ‘맨도롱 또똣’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 25일 14회가 방송되며 종영까지 단 2회만 남았다. 14회에는 그동안 엇갈리기만 했던 백건우(유연석 분)가 이정주(강소라 분)에게 진심을 전하고 두 사람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그동안 목지원(서이안 분)의 훼방 속에 오해만 쌓였던 이들이 행복한 사랑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 시청자들이 바라고 바랐던 순간이 왔다.
사실 이 드라마는 제주도를 배경으로 두 남녀의 귀엽고 설레는 사랑 이야기다.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인데 작가 홍자매의 재기발랄한 대사와 톡톡 튀는 인물 설정이 매력적이었다. 로맨틱 코미디에서는 주인공의 사랑이 엇갈려야 제 맛. 악녀 지원의 활약에 휘둘리는 건우는 시청자들의 속을 어지간히 태웠다.

그래도 미워할 수 없었다. 유연석은 완벽하게 멋졌던 tvN ‘응답하라 1994’ 칠봉이와 180도 다른 건우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칠봉이가 여자들의 로망이 총집합 된 든든하고 배려 많은 남자라면 건우는 다소 철이 없지만 툭툭 던지는 진심이 멋있는 ‘나쁜 남자’였다.
뜻대로 되지 않으면 툴툴거리기 바쁘지만 그래도 정주를 신경 쓰는 구석이 많은 귀여운 인물이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유연석이 입은 색다른 옷에 시선을 빼앗겼다. 칠봉이보다 좀 더 현실적이고 귀여운 매력이 가득한 건우에게 빠질 수밖에 없었던 것.
시청자들이 기억하는 유연석이라는 배우의 첫 모습은 아무래도 2013년 MBC ‘구가의 서’에서 꼿꼿한 선비 박태서일 테다. 극의 긴장감을 불어넣는 인물이었고 제 몫을 했다. 이후 일명 ‘포텐’이 터졌다. 그해 ‘응답하라 1994’에서 세상 모든 매력을 다 가진 멋진 남자를 연기하며 신드롬의 중심에 있었던 그였다. 대중적인 인지도를 확 올린 유연석의 선택은 변신이었다. 이번 작품은 조금은 멋있는 매력을 빼고 재기발랄한 캐릭터를 입어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줄 기회였다.
잘생긴 외모의 소유자인 까닭에 다소 밝은 인물 설정이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과 달리 유연석은 캐릭터 전환이 자유롭게 되는 배우였다. 유연석은 자칫 잘못 하면 ‘비호감’이 될 수 있는 건우를 멋들어지게 소화해 로맨틱 코미디 남자 주인공의 소임을 다했다. 쉽지 않은 변신에 성공했다.
보통 배우들이 전작이 크게 흥행하면 한번쯤은 흥행했던 인물을 다시 연기하기 마련인데 유연석은 다른 길을 걸었다. 시청자들도 반색했다. 그가 데뷔 후 차곡차곡 쌓아온 건실한 모습 덕에 시청자들에게 호감을 이끌어내는 배우라는 점, 많지 않은 나이에도 연기력을 갖춘 배우라는 점이 상당히 큰 영향을 끼쳤다. ‘맨도롱 또똣’은 이제 마무리만 남았다. 한없이 정이 들었던 건우와 헤어질 시간이 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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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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