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가 5번에 들어갔나? 나도 몰라. 경기장 나가서 전광판 봐야해”
26일 인천 SK전을 앞둔 김성근 한화 감독은 “정근우가 5번으로 들어갔다”라는 취재진에 질문에 흠칫 놀라며 반문했다. 김 감독은 “이리저리 생각을 해봤는데 답이 안 나오더라. 그래서 내가 오더를 짜지 않았다”라며 텅 빈 수첩을 보여줬다. 실제 이날 한화의 라인업은 쇼다 코치가 짰다. 김 감독은 “오늘까지 세 번 그랬다. 한 번은 이겼고 한 번은 취소됐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활약을 펼치던 김경언이 부상으로 빠진 한화는 25일 최진행이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이 도핑테스트에서 적발돼 30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최진행은 김태균과 함께 한화 중심타선을 이끌어오던 타자다. 이런 타자가 졸지에 한 달 이상 빠지게 됐으니 김 감독으로서도 머리가 아플 법하다.

당장 최진행의 존재감과 장타력을 오롯이 대체할 만한 선수가 한화로서는 마땅치 않다. 최진행은 올 시즌 이런 69경기에서 타율 3할1리, 13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아픈 와중에서도 투혼을 발휘하며 장타력을 발휘했다. 이미 김경언에 외국인 타자 폭스까지 빠진 한화로서는 전력 공백이 더 커 보인다. 고민이 선발 타순 구성권을 쇼다 코치에게 하루간 넘기게 된 이유다.
그러나 김 감독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김 감독은 “2009년에는 김광현과 박경완이 부상으로 빠져도 했었다”라며 대안을 찾아볼 뜻을 드러냈다. 김 감독이 기대하는 선수는 이성열 김태완 그리고 장운호다. 김 감독은 “(최진행의 결장기간 중) 누가 하나 올라오겠지”라면서 “이성열은 쓸 것이다. 많이 좋아졌다. 김태완은 경기에 나가면 힘이 들어가는 것이 문제다. 장운호는 보완점이 있지만 방망이 치는 것을 보니 소질이 있다”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