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김태완, 한화 기대에 응답 못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26 22: 05

“연습 때는 참 잘 친다. 그런데 경기에만 나가면 힘이 들어간다. 이해가 안 된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26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한 선수에 대한 질문에 한숨을 내쉬었다. 바로 앞으로 비중이 늘어날 우타 거포 자원 김태완(31)에 대한 질문이었다. 김태완은 25일까지 올 시즌 20경기에 나가 타율 2할6푼2리, 3타점에 그치고 있었다. 득점권 타율은 7푼1리까지 떨어졌다. 가지고 있는 기량, 그리고 기대치에 비하면 한참 떨어지는 성적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기술적인 문제도 있지만 심리적인 문제가 더 크다고 지적했다. 연습 때는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지만 막상 경기에 나가면 힘이 들어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태완은 현 시점에서 한화에서 어떻게든 살려야 하는 선수다. 김경언과 외국인 타자 제이크 폭스가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최진행까지 도핑테스트에서 적발되며 30경기 출전 정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마땅한 대안이 없는 한화의 기대주였다.

이런 김태완은 26일 인천 한화전에 선발 3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뒤에 위치하는 김태균 정근우에게 다리를 놔줘야 하는 막중한 임무였다. 하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결국 세 타석을 소화한 뒤 교체됐다. 세 번 모두 기회가 왔지만 시원한 타구를 날려 보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1회부터 기회가 왔다. 한화는 1사 후 장운호가 우전안타로 출루하며 기회를 열었다. 그러나 김태완은 이후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물러났다. 타구가 다소 깊었으나 SK의 중계 플레이가 재빨리 이뤄지며 김태완도 1루에서 간발의 차이로 아웃됐다. 0-0으로 맞선 3회에는 무사 만루라는 절대 기회가 왔다. 하지만 다시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김광현이 이를 잡아 홈으로 송구, 타점도 올리지 못했다.
1-0으로 맞선 4회에도 다시 만루 기회를 맞이했다. 상대 선발 김광현이 연속 2개의 볼넷을 내주며 흔들리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2사이기는 했지만 안타 하나면 김광현을 크게 흔들 수 있는 결정타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김태완은 역시 자신 있게 방망이를 휘두르지 못했고 타구는 김광현에게 잡히며 기회가 무산됐다. 3타수 무안타. 결국 김태완은 투수가 오른손인 채병룡으로 바뀌자 6회 한상훈으로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물론 타자가 모든 타석에서 안타를 칠 수는 없다. 하지만 김태완의 스윙은 안타 여부를 떠나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다행인 것은 한화가 이날 승리했다는 점. 팀 승리에 김태완도 심리적인 부담을 덜 수 있었던 경기였다. 최진행의 이탈 후 첫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김태완에 대한 한화의 기대치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증명한다. 김태완이 살아나면, 한화의 경기는 좀 더 쉽게 풀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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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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