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일 만의 3연승에 도전했던 SK가 다시 한 번 고비를 못 넘기고 주저앉았다. 에이스 김광현의 등판으로 기대는 어느 때보다 컸지만 타선의 유효기간은 이번에도 짧았다.
SK는 2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9이닝 동안 5안타 4볼넷에 그친 타선의 침묵 속에 0-6으로 졌다. 24일과 25일 잠실 두산전에서 혈투 끝에 승리를 거두고 2연승을 기록했던 SK는 다시 3연승 문턱을 넘지 못하고 승률이 5할(34승34패1무)로 떨어졌다.
힘이 빠진 마운드는 그럭저럭 선전한 경기였다. 선발 김광현이 제구가 안 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5이닝을 3실점(2자책점)으로 꾸역꾸역 막고 내려갔다. 두 번째 투수 채병룡도 7회까지 한화의 점수를 사정권인 ‘4’로 묶으며 타선 지원을 기다렸다. 그러나 타선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답이 없었다.

김강민과 최정의 순차 복귀로 타선에서는 힘이 붙었다는 평가를 받던 SK였다. 실제 SK는 24일과 25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합계 26안타를 때려내며 15점을 냈다. 6월 들어 뜨거운 감을 이어가고 있는 이명기를 비롯, 김강민 이재원 등 주축 타자들의 감이 점차 살아나는 추세였다. 이번 경기에도 기대를 걸었던 이유다.
그러나 타선은 한화 선발 미치 탈보트를 전혀 공략하지 못하고 끌려갔다. 2회 선두 이재원이 볼넷을 골랐지만 김강민이 삼진, 박정권이 병살타로 물러났고 3회에는 1사 후 나주환이 안타를 때렸지만 2사 후 견제에 걸리며 득점권에 나가지는 못했다. 5회 박정권의 볼넷, 6회 김성현의 우전안타도 후속타 불발로 발판이 되지 못했다.
0-4로 뒤진 7회에는 1사 후 이재원이 유격수 왼쪽 내야안타, 2사 후 박정권이 볼넷을 출루하며 모처럼 루상에 주자 2명을 모았지만 역시 수포로 돌아갔다. 바뀐 투수 박정진을 상대로 대타 정상호를 냈으나 투수 키를 살짝 넘긴 타구가 상대 유격수 권용관의 맨손 캐치에 걸려 정상호가 1루에서 아웃됐다. 결국 SK는 8회 고효준이 장운호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며 사실상 패색이 짙어졌다. 8회에는 안타 2개, 볼넷 하나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최정 이재원이 적시타를 날리지 못하고 마지막까지 침묵했다.
SK는 5월 14일 두산전부터 5월 16일 LG전까지 3연승을 기록한 뒤 지금껏 3연승이 한 번도 없다. 그렇다고 기회가 계속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 사이 2연승은 5번이 있었다. 하지만 대개 연승 기간 중 감이 좋았던 타선이 세 번째 경기까지는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무너졌다.
3연승 기회였던 5월 21일 인천 한화전에서는 1-7 패배, 6월 9일 인천 NC전에서는 2-10 패배, 6월 14일 인천 롯데전에서는 0-1 영봉패, 6월 19일 인천 삼성전에서는 3-7로 졌다. 그리고 이날도 타선은 어김없이 빈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5경기 모두 인천이었다. 구장 규모가 그다지 크지 않은 인천의 이점을 오히려 상대에게 헌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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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