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위’ 한화 마운드, 이제 똑바로 간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27 13: 00

기대에 못 미치는 전력 탓에 한동안 ‘돌려막기’와 ‘한도초과’ 비상등이 들어왔던 한화 마운드가 안정감을 찾고 있다. 이제 6월 일정이 마무리되어가는 가운데 월간 평균자책점 1위를 지키며 순항 중이다. 초반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마운드는 이제 순위 싸움의 가장 큰 밑천으로 변신했다.
한화는 2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강력한 마운드의 힘, 그리고 적시에 터진 타선의 결정력을 묶어 6-0으로 완승했다. 지난 23일 대전 넥센전 승리(3-1 승)에 이어 2연승. 불미스러운 약물 사건으로 30경기 출전 정지를 받은 ‘최진행 사태’ 직후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깊었다. 여기에 마운드는 갈수록 탄탄해지는 모습을 과시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투수 운영에 대해 크게 머리 아플 이유가 없는 경기였다.
선발 미치 탈보트는 6⅔이닝 동안 114개의 공을 던지며 SK 타선을 틀어막았다. 이처럼 선발이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상대의 기를 꺾자 그 뒤를 이어 박정진 윤규진 권혁이라는 핵심 필승조 요원들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 SK에 영봉패 수모를 안겼다. 비 때문에 이틀을 쉬었던 불펜의 힘을 고려했을 때 점수차는 비교적 넉넉해 보였다. 남은 주말 3연전 2경기 운영에도 파란불이 들어왔다.

이런 경기는 한화 마운드의 변신을 상징한다. 한화는 6월 들어 3.53의 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2위 LG(3.89)를 앞서는 리그 최고 기록이다. 불펜이 2.72의 평균자책점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을 비롯, 시즌 초반 고전했던 선발투수들도 10승6패 평균자책점 4.08을 합작하며 리그 4위에 올라있다. 고른 균형이다. 2할3푼8리의 6월 팀 피안타율 또한 2위 삼성(.259)을 멀찌감치 앞서는 1위 기록이다.
시즌 초반 마운드가 고단한 행군을 했던 한화였음을 고려하면 놀라운 일이다. 한화의 4월 평균자책점은 5.06으로 8위였다. 5월에는 5.47까지 치솟았다. 특히 5월 선발 평균자책점은 6.81로 리그 꼴찌였다. 선두 NC(3.57)와 배 가까운 차이가 났다. 이에 불펜 요원들의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대로 가다간 위태로워 보일 지경이었다.
그러나 6월 들어서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선발진이 한결 나아진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두 외국인 선수가 앞에서 선발진을 끈다. 완전히 부활한 에이스 미치 탈보트는 6월 평균자책점이 2.65, 쉐인 유먼은 3.20이다. 배영수(4.41)도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상대적으로 평균자책점이 올라간 안영명(6.11)의 부진을 상쇄하는 중이다. 2군에 내려간 송은범(16.20)의 부진이 아쉬운 정도지만 송창식이 대체자 몫을 비교적 잘 수행했다.
선발투수들이 5이닝 이상을 막아주자 불펜투수들도 좀 더 계산이 용이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윤규진이 복귀 후 맹활약을 펼치자 힘든 짐을 나눠 드는 일도 가능해졌다. 선순환이다. 한화 불펜 투수들의 6월 소화이닝은 72⅔이닝으로 리그 평균(71⅓이닝)을 살짝 웃도는 리그 4위 기록이다. 불펜투수들의 부담이 많이 덜어졌음을 알 수 있다.
시즌 초반 체력소모가 많았던 필승조 요원들의 어깨를 조금 식혀줬다는 점은 무더운 여름 레이스에 적잖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물론 더 이상 새롭게 튀어 나올 자원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은 불안요소. 하지만 한화는 지금 인원으로도 충분히 리그 정상급 마운드를 꾸릴 수 있음을 6월 한 달 동안 증명해보였다. 시즌 초반 어쩔 수 없는 현실에 꼬부라진 샛길을 전전해야 했던 한화 마운드가 드디어 큰 길을 통해 똑바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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