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행 악재는 오히려 기회? 튀는 못 많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27 05: 52

팀 내 핵심 타자가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돼 전력에서 이탈했다. 공백이 작아보이지는 않지만 오히려 다른 선수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최진행의 공백을 메울 이른바 ‘튀는 못’이 누가 될지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후보자들의 면면도 어렴풋이 드러나고 있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2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릴 SK와 한화의 경기를 앞두고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것은 한화의 라인업이었다. 전날(25일)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돼 30경기 출전 정지 및 2000만 원의 제재금을 받은 최진행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웠을까라는 궁금증 때문이었다. 라인업에서 김성근 감독 및 한화 코칭스태프의 ‘복심’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정작 김 감독은 “이리저리 생각해봤는데 답이 잘 나오지 않아 쇼다 코치에게 라인업 구성을 맡겼다”라고 말했지만 “그 안(최진행의 징계 기간)에 누가 하나 올라오지 않겠는가”라며 또 다른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그리고 이날 라인업에 올라온 선수 중 주목할 만한 이는 선발 좌익수로 출전한 이성열, 우익수로 나선 장운호, 그리고 지명타자에 이름을 올린 김태완이었다. 이성열과 장운호는 외야수고 김태완도 최진행의 포지션과 겹칠 수 있는 선수다.

징계 결정 직후의 경기에 세 선수가 먼저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일단 먼저 기회를 받았음을 의미한다고 봐도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이성열과 김태완은 펀치력이 있는 중장거리포들이며 장운호는 타격 재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유망주다. 징계 전까지 3할과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던 최진행의 공백을 오롯이 메우기는 쉽지 않겠지만 조만간 돌아올 김경언과 함께 짐을 나눠들 수 있다면 한화는 최악의 고비를 넘길 여건이 마련된다.
김 감독은 세 선수에 대해 장점과 단점을 모두 설명하며 계속 지켜보겠다는 심산이다. 김 감독은 “이성열은 써야 한다”라고 일단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많이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한동안 타격 슬럼프를 겪으며 타율이 2할3푼대까지 떨어진 이성열이었지만 최근에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득점권 타율(.300)이 괜찮은 편이고 일발장타력이 있어 상대 마운드에 압박을 줄 수 있다.
장운호 또한 김 감독이 지난해 캠프부터 적잖이 신경을 쓴 유망주다. 캠프 이후 몸이 다소 좋지 않아 시즌 출발은 늦었지만 잠재력만큼은 김 감독도 인정한다. 김 감독은 “그간 이리저리 아파 재활군에 있었다”라면서도 “방망이를 치는 것을 보니 소질은 있다. 다른 선수들이 못 치는 몸쪽 공 대처 능력이 있더라.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선수”라며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장운호는 26일 경기에서 올 시즌 첫 대포를 기록하는 등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최진행과 전체적인 외견에서 가장 비슷한 선수는 같은 우타 중장거리포인 김태완이다. 다만 최근 타격감이 그다지 좋지 않아 김 감독도 고민이 있다. 타율은 2할4푼4리, 득점권 타율은 6푼3리에 불과하고 26일 경기에서도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김 감독은 “손목 활용에 문제가 있다”라며 기술적인 측면을 지적하면서도 “연습 때는 정말 잘 친다. 10개 치면 10개 다 넘어갈 정도다. 하지만 경기 때는 힘이 들어간다.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질책보다는 아쉬움이 묻어나는 어투였다.
하지만 김태완이 해야 할 몫도 분명하다는 점에서 포기할 수 없다. 돌아올 김경언이나 대기하고 있는 이성열 이종환은 모두 좌타자다. 김태균을 보좌할 우타 거포 요원은 반드시 필요한데 지금으로서는 김태완이 가장 가까이 있다고 봐야 한다. 김성근 감독이 “그래도 조금은 좋아졌다”라며 기대를 버리지 않는 이유다. 이 중에서 튀는 못이 나올지, 혹은 다른 깜짝 스타가 등장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진행의 기본적인 공백 기간, 실전 감각 저하 등을 고려하면 어쩌면 한화의 명운을 가를 중대차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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