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의 날이었다.
두산 포수 양의지가 2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스리런 홈런 2방 등 3안타 6타점으로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9-4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평균자책점 1위와 2위의 좌완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결과적으로 양현종은 6⅓이닝 4실점으로 승패없이 내려갔고 유희관은 7이닝 4실점 했지만 타선 지원을 받아 승리를 챙겼다. 살 떨리는 투수전은 아니었다.
소문난 잔치에서 먹을 것이 없었던 이유는 바로 천적 타자들에게 일격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두산의 양의지는 고향에서 대폭발을 일으키며 승리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포수 겸 5번타자로 포진한 양의지는 1회 2사1루 첫 타석에서 우전안타를 때려내 타격감을 조율했다. 이어 1-2로 뒤진 3회초 2사 1,2루에서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는 양현종을 상대로 좌월 스리런포(13호)를 가동해 주도권을 가져왔다.

6회는 유격수 직선타구로 물러났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기다리고 있었다. 4-4 동점 1사 만루에서 로메로의 내야 땅볼이 병살을 모면하며 5-4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타석에 들어선 양의지는 KIA 김병현의 바깥쪽 직구를 그대로 끌어당겨 좌중간 관중석에 꽂아넣었다. 결정적인 시즌 14호 스리런포였다.
홈런 두 방을 때려낸 양의지는 개인 한 경기 최다타점을 올리면서 좌완 빅매치의 주인공이 되었다. 특히 올해 양현종과의 승부에서 홈런을 때린 양의지를 5번에 배치한 것이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되었다. 양의지의 홈런 두 방에 유희관은 4실점했지만 시즌 11승을 따내며 공동 1위에 올랐다.
KIA도 유희관에게 6타수 3안타 1홈런으로 강했던 김주찬이 투런홈런과 안타를 치며 분전했지만 양의지의 영양가에 미치지 못했다. 브렛 필도 2개의 2루타를 날렸고 나지완도 2타점으로 공세에 나섰지만 타선의 짜임새나 한 방의 힘에서 양의지 하 선수에게 밀린 것이 3연패로 이어졌다.
양의지는 경기후 "지난 주 몸이 안좋아 휴식을 취했는데 이번주 컨디션이 좋아진 계기였다. (양현종이) 워낙 좋은 공을 던지기 때문에 전타석에서 변화구로 안타를 쳐서 직구를 노렸다. 운좋게 직구가 왔고 바람도 불어 홈런이 되어 운이 좋았다. 유희관이 볼이 높아 어려움이 있었다. 1회 이후에는 패턴에 변화를 주었다. 6회 첫 타자를 잡고 싶어 공격적으로 들어간게 사구가 됐고 실점으로 이어진게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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