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승 유희관에게는 불꽃타선이 있었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06.27 19: 56

활짝 웃지는 못했다. 그러나 든든한 타선은 고마웠다.
2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두산의 시즌 10차전은 양현종과 유희관의 좌완 에이스들의 빅매치가 벌어졌다. 방어율 1,2위를 달리는 투수들의 대결인지라 누가 웃을 지 눈길이 쏠렸다. 결과는 양현종 6⅓이닝 8피안타 2볼넷 4실점, 유희관은 7이닝 6피안타 2볼넷 4실점했다. 그러나 유희관은 14안타의 지원을 받아 9-4로 승리해 기분좋은 11승을 챙겼다.
유희관은 일희일비했다. 1회초 공격진이 선제점을 뽑아주어 신바람을 불어넣었다. 1회말 선두타자 김민우를 2루 뜬공으로 처리하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신인 김호령에게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맞았고 김주찬에게 초구 직구를 던지다 좌월 역전 투런포를 맞았다.

곧이어 필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고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여기서부터 그의 진가가 들어났다. 나지완과 이범호를 가볍게 2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두산의 수비시프트가 적중했고 그쪽으로 타구를 유도한 유희관의 투구가 빛났다. 이후는 일사천리였다. 2회는 7~9번 타자를 11개의 볼을 던져 내야땅볼로 유도했고 3회도 2사후 김주찬에게 빗맞은 안타를 맞았지만 세 타자를 범타로 몰아세웠다.
더욱이 3회초 양의지가 양현종을 상대로 역전 스리런포를 날리자 투구에 신바람이 들기 시작했다.  4회와 5회도 볼넷 1개만 내주고 모두 범타였다. 송곳 처럼 찔러들어오는 절묘한 투구에  땅볼이나 빗맞은 뜬공이 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6회말 김주찬 사구와 필에게 좌중간 2루타에 이어 나지완에게 동점타를 맞고 아쉬운 얼굴을 했다.
KIA의 까다로운 김주찬과 필에게 당한 것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그래도 7회초 양의지의 3점포 등 4점을 뽑아준 덕택에 귀중한 11승을 챙겼다. 7회말까지 등판해 가볍게 세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피날레를 장식했다. 평균자책점은 2.85에서 3.01로 높아졌다. 양현종과의 대결에서는 선발투수의 임무를 다하면서 승리를 거두어 판정승이지만 활짝 웃을 수 없었던 경기였다.
그래도 경기후 유희관은 "1회에 들어가보니 나 뿐만 아니라 둘 모두 의식을 한 것 같다. 관중들도 많이 왔고 언론의 관심도 높아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기분이 들어 재미있었다. 오늘은 나보다 포수 양의지의 리드가 좋았다. 1회 내 패턴과 다르게 직구위주로 가져간게 역효과가 났다. 2회부터는 내 스타일로 갔던게 주효했다. 의지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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