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람 빈자리’ SK, 8회는 또 위태위태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27 20: 37

최근 힘이 떨어진 양상이 역력한 SK가 8회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이기긴 했지만 정우람이 마무리로 이동한 후 7·8회의 힘이 떨어진 SK의 고민이 묻어나오는 한 판이었다.
SK는 2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6-6으로 맞선 9회 2사 1루에서 터진 박진만의 끝내기포에 힘입어 8-6으로 이겼다. 한숨을 돌리는 승리. 다만 과정은 그리 매끄럽지 못했다.
초반 실점하며 0-3으로 끌려갔지만 타자들의 투지, 그리고 상대 선수들의 실책성 플레이에 힘입어 동점을 만든 SK였다. 이어 3-3으로 맞선 7회에는 최정과 이재원이 연속타자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3점을 리드, 승리를 눈앞에 뒀다. 승리까지 남은 아웃카운트는 6개. 9회 마무리 정우람이 대기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8회만 막아도 승리의 9부 능선을 넘을 수 있었다. 하지만 또 8회가 문제였다.

SK의 계투작전은 이날 비교적 무난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선발 윤희상이 컨디션 난조로 4회를 끝으로 갑작스럽게 강판됐지만 5회 마운드에 오른 전유수가 2이닝을 무실점으로 정리하며 한화의 발목을 붙잡았다. 7회 마운드에 오른 문광은도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그 사이 타선은 7회 대포 두 방으로 3점을 뽑으며 불펜을 지원했다.
그런데 8회 고비가 또 문제였다. 마운드에 오른 문광은은 선두 김태균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1점을 내줬다. 사실 거기까지는 괜찮았다. 그러나 이후 정근우에게 안타를 맞은 것에 이어 폭투로 2루를 내줬고 한상훈에게 좌중간 적시 2루타를 맞고 1실점했다.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턱밑까지 추격당한 셈이 됐다.
SK는 윤길현을 네 번째 투수로 올렸으나 권용관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고 무사 1,3루가 됐고 주현상에게도 적시 2루타를 맞고 동점까지 내줬다. 아웃카운트 하나 없이 3점을 내준, SK 불펜의 블론이었다. 다행히 윤길현이 허도환을 삼진으로 잡은 뒤 이용규를 고의사구로 내보내고 장운호까지 삼진으로 처리했다.
한숨을 돌린 SK는 정우람을 마운드에 올려 김태완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힘겨웠던 8회를 마무리지었다. 하지만 이미 동점을 허용한 뒤였고 한 번 넘어간 분위기를 다시 잡기는 쉽지 않았다. 한화는 3점을 뒤져 있었다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었던 권혁 카드를 8회에 꺼내들어 SK를 괴롭혔다.
주로 8회, 혹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위기상황을 정리하곤 했던 정우람이 마무리로 이동한 뒤 SK는 7·8회 구멍이 크게 드러나고 있다. 6월 16일 이후 SK의 7회 피안타율은 3할8푼5리로 리그 9위, 8회 피안타율은 3할6푼1리로 리그 꼴찌다. 특히 승부처가 되는 8회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는 1.045에 이른다. 정우람의 이동으로 뒷문은 든든해졌지만 정우람의 마무리 이동으로 꾀했던 당초 목표는 모두 잡지 못하고 있는 SK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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