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 못한 양현종, 3회의 미스터리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06.27 20: 19

KIA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웃지 못했다.
양현종은 2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즌 10차전에 선발등판했으나 6⅓이닝동안 8피안타 2볼넷 4실점에 그치면서 시즌 9승 사냥에 실패했다. 팀은 4-9로 패하면서 3연패에 빠졌고 승률 4할대로 떨어졌다. 무엇보다 에이스가 출격하고도 승리를 못한 것이 KIA에게는 뼈아팠다. 양현종도 유희관과 좌완 에이스 빅매치에서 웃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양현종은 1회 첫 타자 민병헌에게 커브를 던지다 좌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맞으면서 흔들렸다. 정수빈은 보내기 번트 대신 우익수 뜬공을 날려 주자를 3루에 보냈고 김현수가 중견수 깊숙한 곳이 뜬공을 보내 한 점을 뽑았다.  이후 로메로와 양의지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주춤했지만 오재원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1회말 김주찬이 역전 투런홈런을 날려 양현종의 어깨에 힘을 불어넣었다. 2회는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지만 1사후 김재호를 병살로 유도하고 불을 껐다. 그러나 3회 대형사고를 당했다.  선두타자 민병헌에게 좌전안타를 맞은게 화근이었다. 정수빈의 보내기번트에 이어 까다로운 김현수는 풀카운트 승부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로메로를 체인지업을 던져 꼼짝없이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위기를 넘기는 듯 했다. 그러나 양의지를 맞아 2구째 몸쪽 높은 직구를 던지다 통타당해 왼쪽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스리런포가 됐다. 140km짜리 직구였는데 의도적으로 높게 던진 듯 했다. 양현종도 뜬공으로 잡힐 것으로 생각했는지 한참이나 홈런이 떨어진 곳을 석고상이 되어 쳐다보았다.
아쉬움의 표현이자 홈런이 된 것이 의아하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양의지의 넘치는 힘이 방망이에 실린데다 바람까지 탄 것이 양현종에게 뼈아팠다. 타구가 예상외로 쭉쭉 뻗어가며 담장을 넘어갔다. 김주찬이 점프하면서 글러브를 댔지만 무용지물. 결국 현실은 2-4로 뒤집히는 자신의 시즌 5번째 피홈런이었다. 경기후 양의지도 "바람을 타면서 넘어가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냉정하게 분석하자면 지난 6월 4일 잠실 두산전에서 1안타 완봉승을 따낼 때와는 확연히 구위가 달랐다. 직구의 구속이 140km 수준에 형성됐다. 3회까지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았다. 제구력이나 변화구도 예리하지 못해 위기에서 고비를 넘지 못하고 홈런을 맞은 이유가 됐다.
그래도 에이스는 에이스였다. 4회부터는 안정감을 갖고 두산 타자들을 제압했다. 6회까지 1피안타 1볼넷만 내주고 호투를 이어갔다. 변화구와 제구력이 듣기 시작했고 자신감 넘치는 투구였다. 3회의 충격은 말끔히 사라졌다. 유희관에게 막히던 타선도 6회말 살아났다. 김주찬의 사구와 필의 좌중간 2루타에 이어 나지완이 2타점 중전안타를 날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러나 추가점에 실패했고 양현종은 7회 첫 타자를 잡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승패는 기록하지 않았지만 최근의 가파른 상승투를 잇지 못하고 시즌 두 번째로 4실점 투구를 했다. 평균자책점도 1.37에서 1.63으로 다소 높아졌다. 더욱이 이어 등판한 심동섭과 김병현이 모두 부진에 빠지며 4실점했다. 양현종에게는 두고 두고 아쉬운 3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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