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잡는 귀신이 아닐 수 없다.
LG 트윈스가 27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9-5로 승리했다. 7회초 불펜진이 무너지며 역전 당했을 때만 해도 이전 경기 악몽이 반복되는 듯했으나, LG 타자들 또한 NC 불펜진을 무너뜨렸다.
주역은 LG의 젊은 타자들이었다. 7회말 나성용이 대타로 나서 좌전안타를 날렸고, 채은성 또한 대타로 김진성에게 중전안타를 날렸다. 정성훈의 볼넷으로 만루가 됐고, 히메네스가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오지환이 천금의 2루타를 폭발, 6-5 리드를 이끌었다.

LG는 멈추지 않고 대타 카드를 던졌다. 서상우 타석에서 대타 양석환을 투입하며 리드폭을 넓히려 했다. 그러자 NC는 양석환을 볼넷으로 피하고 이민재와의 승부를 택했다. NC는 1군 무대 경험이 17타석 밖에 없는 이민재를 잡아 LG의 흐름을 끊으려했다.
하지만 이민재는 최금강을 상대로 2·3루 빈 공간으로 타구를 날렸다. 2타점 좌전 적시타가 기록됐고, 8-5로 승기를 가져왔다. 결국 LG는 8회말 정성훈의 적시타로 1점을 더했고 봉중근이 리드를 지키며 대반격에 성공했다.
흥미로운 것은 양 팀의 상대전적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성적만 놓고 보면 NC가 41승 28패 1무 승률 5할9푼4리로 1위. LG는 32승 40패 1무 승률 4할4푼4리로 9위다. 그런데 양 팀이 맞붙은 10경기 전적은 7승 2패 1무로 LG가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 내용만 놓고 봐도 LG는 NC와 만난 경기서 확실히 달랐다. 빈약한 공격력이 NC전에선 꾸준히 폭발했다. 8점을 올린 이날 경기를 포함, 5점 이상을 기록한 경기가 6경기나 된다. 지난 2일 마산구장 경기에선 에이스 해커가 등판했음에도 18점을 뽑으며 대승을 거뒀다.
행운까지 따른다. 6월 2일부터 4일까지 마산 3연전에서 NC는 꾸준히 실책성 플레이를 반복하며 자멸했다. 그리고 LG는 그 틈을 타서 득점을 쌓았다. 이날 경기도 행운의 여신은 LG의 손을 들었다. 선발투수 류제국의 발을 맞은 타구가 유격수 오지환의 정면을 향하는 타구로 굴절되며 내야 땅볼로 이어졌다. 8회초 1사 1, 2루에선 나성범의 타구가 봉중근의 발을 향했고, 이 타구도 굴절되어 2루수 손주인을 향해 천금의 더블플레이가 됐다.
그러면서 LG는 한 번 NC의 천적임을 입증, 주말 3연전 위닝시리즈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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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