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하는 듯 했지만 다시 힘을 잃는 모습이다. 6월 중순 이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추신수(33, 텍사스)가 다시 무안타에 그쳤다. 타율 하락이 급격한 가운데 메이저리그(MLB) 외야수 중 최하위 타율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추신수는 28일(이하 한국시간)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1번 우익수로 출전했으나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안타를 하나도 때리지 못한 반면 삼진은 3개나 당했다. 2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친 추신수는 이로써 시즌 타율이 2할3푼에서 2할2푼5리까지 떨어졌다. 팀이 이겨 연패를 끊은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또 다시 왼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선발인 좌완 맷 보이드에게 철저히 당한 추신수가 9회 타석에 들어서자 토론토 벤치는 역시 왼손 투수인 애런 루프를 마운드에 올려 추신수를 상대하게 했다. 추신수는 바깥쪽 꽉 찬 빠른 공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고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로써 추신수의 올 시즌 왼손투수 상대 타율은 1할3푼9리(101타수 14안타)까지 떨어졌다.

왼손 선발을 만나 타율을 까먹고 타격감까지 잃어버리다보니 타율 저하가 가파르다. 최악의 4월을 딛고 5월 반등에 성공한 추신수는 6월 5일 2할4푼9리까지 타율을 끌어올리며 2할5푼 돌파를 눈앞에 뒀다. 그러나 그 고비를 넘기지 못했고 타율은 계속 떨어져 이날의 2할2푼5리가 됐다.
메이저리그 전체 성적표를 놓고 봐도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은 성적이다. 27일까지 MLB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는 전체 163명. 이 중 추신수는 146위였으나 이날 5리를 까먹어 이 순위의 하락은 불가피해졌다. 게다가 외야수로서는 최하위권이다. 27일까지 외야수 타율 최하위권은 빌리 해밀턴(신시내티, .223), 레오니스 마틴(텍사스, .223), 스티븐 수자 주니어(탬파베이, .224)가 형성하고 있었다. 추신수의 성적과 그다지 큰 차이가 없다.
이 중 해밀턴은 엄청난 도루 능력을 가지고 있다. 방망이보다는 발로 팀에 공헌하는 선수다. 마틴과 수자는 신인급 선수들이다. 베테랑 추신수와는 팀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연봉도 모두 다르다. 1할대 선수들도 있으나 이들은 상대적으로 수비가 더 중요한 유격수 포지션의 선수들이거나 홈런과 삼진이 모두 많은 전형적인 공갈포 스타들의 선수들이다. 정교한 타격과 눈을 자랑했던 추신수를 생각하면 자존심이 상할 법한 성적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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