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캡틴' 아드리아노(28)가 최문식(44) 대전 시티즌 감독의 '믿음'에 '어리석음'으로 응답했다.
대전은 28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원정 경기서 인천 유나이티드에 0-2로 패했다. 대전은 이날 패배로 승점 8에 머무르며 11위 부산 아이파크(승점 16)와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출발부터 꼬였다. 전반 13분 만에 조수철에게 선제골을 내준 대전은 5분 뒤 이날 경기의 가장 큰 변수가 된 중대한 시점을 맞이했다. 어려움을 안긴 건 다름 아닌 임시 주장직을 맡은 아드리아노였다. 그는 전반 18분 하프라인 근처서 몸싸움을 하던 김원식을 팔꿈치로 찍은 뒤 넘어진 그를 발로 밟았다.

김종혁 주심은 아드리아노에게 즉시 레드 카드를 꺼내들며 퇴장을 명령했다. 10경기 만에, 그리고 시즌 도중 최문식 감독 부임 이후 6경기 만에 승리를 노렸던 대전의 꿈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최 감독은 경기 전 아드리아노를 향해 믿음을 드러냈다. "주장 안상현이 부상으로 나오지 못해 아드리아노에게 책임감을 주면 경기력이 올라올 것 같았다"는 최 감독은 "그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주장 완장을 맡겼다"고 기대했다.
대전이 기댈 곳은 아드리아노였다. 안상현과 서명원 등 주축 자원들은 부상과 체력 저하로 전열에서 이탈한 상황. 최 감독이 공격형 미드필더 황인범에게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겼을 정도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기적은 없었다. 대전은 0-1로 뒤지던 후반 29분 김인성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후반 들어 실점 이전까지 줄기차게 인천의 골문을 노렸지만 주포가 사라진 대전의 최전방은 외로웠다.
아드리아노는 올 시즌 리그 16경기에 출전해 6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 득점(11골)의 8할을 책임졌다. 하지만 이날은 수장의 믿음에 어긋나는 경솔한 행동으로 10경기 연속 무승(4무 6패)의 장본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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