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야구팀] 야구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라운드에는 오늘도 수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 웃음 폭탄을 유발하는 농담부터 뼈있는 한마디까지 승부의 세계에서 흘러나오는 말에 귀가 솔깃한다. 주말 3연전에서 과연 어떤 말들이 흘러나왔을까.
▲ "어윈 퇴출? 나도 기사보고 알았다" - kt 조범현 감독
kt 위즈는 27일 외국인 투수 필 어윈을 웨이버 공시했다. 예견된 일이었다. 어윈은 올 시즌 12차례 마운드에 올라 1승 7패(평균자책점 8.68)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로써 kt는 지난달 27일 좌완 앤디 시스코를 방출한 데 이어 거의 한 달 만에 어윈까지 방출했다. 27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조범현 감독은 어윈의 웨이버 공시에 대해 "나도 야구장 오는 길에 기사보고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보팀 책임자에게 "공식 발표 전에 감독에게 미리 언질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홍보팀 책임자는 "깜빡했다"고 말했다.

▲ "오늘 정훈이 긴장 좀 할 겁니다" - 롯데 이종운 감독
롯데는 28일 선발 라인업에서 주전 야수 2명이 빠졌다. 2루수 정훈과 포수 강민호가 각각 전날 부상으로 인해 휴식기를 가졌다. 이날 그들을 대신해 내야수 오윤석과 포수 김준태가 시즌 첫 선발 기회를 가졌다. 이종운 롯데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오늘 기회를 얻은 선수들이 깜짝 활약을 해주길 바란다"며 오윤석에 대해 "오늘 정훈이 긴장 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윤석은 시즌 첫 안타를 친 데 이어 여러 차례 호수비로 감독의 바람에 응답했다.
▲ “존 시나? 아니다. ‘에너지’다” - LG 루이스 히메네스
LG 트윈스 외국인 내야수 히메네스가 자신의 세리머니의 의미를 밝혔다. 히메네스는 좋은 플레이를 펼칠 때마다 얼굴 앞에서 손을 흔드는 세리머니를 한다. WWE의 존 시나의 'YOU CAN'T SEE ME' 세리머니와 흡사한데, 히메네스는 의미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히메네스는 지난 27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존 시나의 세리머니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내 세리머니의 의미는 ‘에너지’다. 좋은 플레이를 펼칠 때마다 내 에너지를 동료들에게 전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히메네스는 27일 경기에서 3점홈런, 28일 경기에선 3타점을 기록하며 해결사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고 있다. LG는 히메네스 합류 후 7승 3패로 상승세다.
▲ "올해 20승하고 내년 10승하면 욕 먹을 것 같아요"-두산 투수 유희관
유희관은 지난 27일 광주 KIA전에서 양현종과 맞대결을 벌여 7이닝 4실점하고 시즌 11승을 따냈다. 다승 부문 공동 1위에 오르며 토종 20승 가능성을 크게 했다. 가장 최근 토종 투수로 20승을 따낸 것은 정민태 한화 코치가 현대시절인 1999년이었다. 이후 20승은 외국인 투수만이 넘볼 수 있었다. 그러나 유희관이 시즌을 전환점을 돈 시점에서 11승을 따냈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충분히 9승을 따낼 수 있다. 부상없이 투수로테이션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점, 올해 더욱 나아진 구위, 화끈한 공격력까지 지원을 받는다면 16년만에 토종 20승이 나올 것 같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아직은 생각하고 싶지 않다. 올해 20승 하고 내년 10승에 그치면 욕 많이 먹을 것 같다. 10승도 정말 힘든 기록인데"라며 손사래를 쳤다. 물론 속마음야 무조건 20승을 하고 싶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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