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선수들을 보유한 피츠버그 내야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공격을 생각하면 수비가 아쉽고, 수비를 생각하면 공격이 아쉬운 양상이 그것이다. 당장 1루가 가장 큰 구멍으로 떠오른 가운데 강정호의 경우 수비력이 활용성을 좁힌다는 아쉬움도 나왔다.
지역 언론인 ‘피츠버그 트립’의 트래비스 소칙은 28일(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 내야의 딜레마를 다뤘다. 기본적으로는 1루 포지션의 문제를 짚었다. 주로 페드로 알바레스가 주전으로 나서고 있는 피츠버그의 올 시즌 1루수 전체 타율은 2할3푼4리로 MLB 30개 팀 중 25위에 처져 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712로 23위다.
1루수는 보통 팀을 대표하는 거포들의 몫이다. 수비 부담이 적은 만큼 공격으로 해결을 보는 포지션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피츠버그는 알바레스의 하향세 속에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알바레스는 올 시즌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10개의 홈런을 치고 있지만 타율이 2할4푼3리로 처져 있고 삼진도 58개로 팀 내 2위다.

물론 알바레스는 통산 타율이 2할3푼5리에 그칠 정도로 정확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타자는 아니다. 한창 좋았던 2012년에도 타율은 2할4푼4리, 2013년에는 2할3푼3리를 기록했다. 그러나 홈런포로 이를 어느 정도 상쇄했다. 알바레스는 2012년 30개, 2013년에는 36개의 홈런을 때렸고 2013년에는 100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18홈런-56타점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28일까지 10홈런에 그치고 있다. 하락세다.
마이크 나폴리 등 다른 선수들에 눈독을 들이기도 했지만 현 시점에서 거물 스타를 데려오기는 어려운 것이 피츠버그의 사정이다. 다른 내야수들이 분전해야 하는 여건이다. 하지만 포지션이 다소 중복되는 점은 있다. 피츠버그 트립은 “피츠버그 내야의 왼쪽 측면(3루수, 유격수)에는 강정호, 조시 해리슨, 조디 머서가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다만 세 선수는 모두 우타자다. 전형적인 플래툰이라고 볼 수는 없다”라면서 “타격이 좋은 강정호와 해리슨은 유격수보다는 3루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즉 수비 측면에서 비중이 큰 조디 머서를 유격수로 계속 활용하다보니 내야 공격력은 희생될 수밖에 없다는 것. 이 매체는 “(머서보다 공격력이 좋은) 강정호를 매일 뛰게 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는 그가 유격수로 출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는 MLB에서 첫 3달 동안 유격수 포지션에서는 평균 이하의 성적을 냈으며 머서가 더 안정감 있는 수비수”라며 수비 문제가 강정호의 활용성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피츠버그 트립은 “게다가 머서는 통산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 0.637의 OPS를 기록 중이다. 강정호도 좌완을 상대로 0.925의 OPS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우완을 상대로는 0.693의 OPS로 머서와 비슷하다”라고 평가했다. 왼손 선발이 나설 때는 강정호를 활용하면 되지만 오른손 선발이 나설 때는 세 명의 오른손 타자를 효율적으로 돌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매체가 정확한 결론을 이야기하지 않았으나 맥락상 현재 피츠버그의 가장 좋은 방안은 해리슨이 3루, 강정호가 유격수를 맡는 것이다. 강정호가 머서보다는 공격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에 이 경우 팀 공격력이 극대화될 수 있다. 그러나 강정호에게 유격수 포지션을 맡길 정도의 믿음은 아직 부족하다는 결론으로 해석된다.
실제 ‘팬그래프닷컴’에 의하면 올 시즌 강정호의 UZR/150은 3루수에서 -7.0인 것에 비해 유격수에는 -14.0으로 하락폭이 더 크다. 많은 기회가 없었다며 하소연할 수도 있지만 대다수의 언론들은 “머서가 강정호보다 더 안정적인 수비수”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이는 클린트 허들 감독도 솔직하게 밝힌 바 있다. 더 나아가 “강정호가 풀타임 유격수를 소화하기는 무리”라는 극단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강정호가 이런 편견을 깨뜨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강정호는 유격수로서도 뛸 수 있는 선수”라며 지원사격에 나선 허들 감독의 발언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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