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가중되는 필승조 부담…이대로 괜찮을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6.29 05: 54

이대로 여름을 버틸 수 있을까. 한화 불펜 필승조의 부담이 점점 가중되고 있다. 있는 전력을 짜내 승리를 따내고 있지만 아슬아슬한 외줄타기를 하는 느낌이다. 
한화는 지난 26~28일 SK와 문학 원정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3경기에서 한화 불펜은 3명의 투수만 투입했다. 필승조 박정진·권혁·윤규진. 3명의 투수가 3연투를 소화한 것이다. 24~25일 대전 넥센전이 우천 연기돼 이틀의 휴식을 취했고, 시즌 처음으로 3명의 필승조가 함께 3연투했다. 
한화는 올해 박정진·권혁·윤규진이 모두 나온 12경기에서 9승3패로 7할5푼의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12경기에서 47이닝을 던지며 11실점만 내주며 평균자책점 2.11로 막았다. 필승조가 나오는 날은 무조건 이기는 경기. 특히 박정진과 권혁은 시즌 내내 빠짐없이 연투와 긴 이닝을 소화한 '투혼'의 아이콘이다. 

그러나 지난 주말 SK와 3연전에서 3명의 투수는 지친 모습을 나타냈다. 권혁은 3연전 5⅓이닝 110구를 던지며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했다. 5피안타(1피홈런) 4볼넷으로 불안한 투구였다. 4⅓이닝 59구의 박정진도 평균자책점 4.15. 2이닝 36구의 윤규진은 홈런 2개를 맞고 평균자책점 9.00으로 흔들렸다. 
시즌 전체로 봐도 필승조 투수들이 지칠 때가 됐다. 불혹의 투수 박정진은 리그 최다 46경기에 등판, 61⅓이닝을 소화했다. 그보다 더 많은 이닝의 구원투수가 권혁으로 43경기에서 64⅔이닝을 던졌다. 어깨 통증을 딛고 5월말 돌아온 윤규진은 6월에만 16경기에서 리그 구원투수 최다 19⅔이닝을 던졌다. 
6월 필승조의 부담이 커진 것은 송은범의 2군행에 따른 나비효과다. 송은범이 부진을 거듭한 끝에 지난 7일 2군으로 내려갔고, 불펜 필승조의 한 축을 차지하던 송창식이 선발로 들어간 뒤 나머지 투수들 부담이 커졌다. 6월 22경기 중 1점차가 5경기, 2점차가 3경기, 3점차가 4경기로 절반이 3점차 이내 접전 승부였다는 점에서 이들의 등판이 잦을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추격조 투수들은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4~5월에 원포인트로 쏠쏠한 활약을 했던 좌완 김기현과 언더핸드 정대훈은 지난 21일 마산 NC전 등판이 마지막으로 지난주를 통째로 쉬었다. 조영우는 18일 대전 SK전 이후 열흘 넘게 개점휴업. 20일 1군에 올라온 김민우는 등판 기록이 전무하다. 
물론 SK와 주말 3연전은 29일이 월요일 휴식일이고, 30일 광주 KIA전에 비 예보가 있다는 점도 계산했다. 하지만 이제 곧 혹서기가 되는 시점에서 필승조의 부담이 계속 가중된다면 버티기가 쉽지 않다. 매경기 타이트한 승부가 이어지고 있지만 추격조 투수들을 키워내지 않으면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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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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