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경기를 치른 두산 베어스는 40승 30패로 선두 삼성에 1경기 뒤진 3위다. 공동 6위인 SK, KIA와의 승차도 아직은 5경기에 불과하지만 시즌 초부터 계속 상위권 성적을 유지한 것은 긍정적인 면이다.
이번 시즌 393득점-365실점으로 상대보다 30득점을 더 많이 올린 것이 전부임에도 패배보다 승리가 10차례나 많은 것은 대체로 접전에 강했기 때문이다. 시즌 초부터 살펴봐도 크게 지는 경기가 간혹 있는 대신 3점차 이내 승부에서는 집중력을 발휘하거나 역전승으로 끝낸 경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의 모습은 약간 다르다. 지난주 두산은 6경기에서 3승 3패를 올렸는데, 이기는 경기는 모두 대승이었고 질 때는 아쉽게 석패했다. 9점차, 8점차, 5점차로 승리한 두산은 2점차 패배를 한 번 당했다. 그리고 1점차로 진 것이 두 번 나왔다.

3승한 경기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다. 선발투수는 상대 타선을 압도했고, 타선은 막힘없이 터지며 여유 있는 리드를 만들었다. 3승을 거둔 경기에서 두산은 28득점하며 무서운 방망이의 힘을 과시했고, 실점은 단 6점밖에 하지 않았다.
반면 패할 때는 끌려가거나 역전을 당했다. 잠실에서 SK에게 2연패를 당하는 과정에서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점이 고무적이었지만 경기 중후반 추가점을 준 것이 돌아보니 치명적이었다. 28일 광주 KIA전에서는 1-0에서 추가점을 뽑지 못해 1-2로 패했다.
1점차로 진 2경기는 그냥 1점차 패배가 아니었다. 9회에 만루 찬스로 상대 마무리를 몰아붙였다가 그야말로 ‘종이 한 장 차이’로 무릎을 꿇은 것이다. 25일 잠실 SK전에서는 5-8로 뒤지다 9회말 2점을 뽑고 1사 만루로 정우람을 벼랑 끝까지 몰고 갔다. 28일 광주 KIA전에서도 1-2로 시작했던 9회초 2사에 만루를 만들어 윤석민을 압박했다.
주자의 판단에 따라 충분히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정말로 한 끗 차이였다. 25일에는 오재원이 9회말 2루에서 정확한 타구 판단을 하지 못해 동점 기회를 놓쳤다. 28일 양종민은 1루에서 오재원의 타구에 3루를 노리지 못했다. 1사긴 했지만 볼카운트 3B-2S였기 때문에 오재원이 타격하기 전에 좀 더 2루에 가깝게 갈 수 있었지만 차이가 컸다. 오재원의 안타에 양종민이 3루까지 갔다면 동점 확률이 훨씬 높아질 수도 있었다.
그 이전에도 여러 아쉬운 대목들이 있었다. 25일에는 불펜 투수들의 실점이 막판 분전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뒤집지 못한 원인이 됐다. 28일에는 달아날 수 있는 찬스에서 오재원의 번트 실패로 아웃카운트 2개를 동시에 소비한 것이 김태형 감독의 뇌리에 남을 장면이었다. 선두로 치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반복하지 말아야 할 순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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