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범 창고 탈출' 한화 도약의 핵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6.29 10: 01

“재고품들이 많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후반기 전망에 대해 농담으로 이렇게 답했다. 부상 및 기타 악재로 전력이 완벽하지 못한 상황에서 지금 전력으로 대반격은 힘들다는 의미였다. 현재 1군에 없는 선수들이 다 복귀하고 제 구색을 갖춰야 치고 올라갈 힘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송은범(31)이다. 야수야 돌아올 자원은 꽤 있는데, 마운드는 가세할 전력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복귀 순번은 매일 바뀌지만 야수 쪽에서는 김경언, 제이크 폭스, 송광민, 김회성이 돌아올 자원들이다. 재고품은 많다”라고 했지만 “투수는 그대로다”고 말을 아꼈다. 마운드의 깊이가 깊지 않은 한화에서 지금 당장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건재한 송은범’에 대한 목마름이 커지는 까닭이다. 김 감독의 표현을 빌려 송은범이 재고품이라면, 한화는 송은범이 최대한 빨리 창고에서 탈출해야 한다.

올해 4년 34억 원의 FA 계약을 맺고 한화 유니폼을 입은 송은범은 기대치에 못 미치는 모습으로 현재는 2군에 있다. 1군에서 남긴 성적은 14경기에서 1승5패1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7.50이었다. 구위가 떨어진 측면도 있지만 김 감독은 “싸우려는 의지가 안 보인다”라며 심리적인 문제도 강하게 질타한 끝에 2군으로 내려 보냈다. 복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아직은 세우지 않았다. 말 그대로 기약이 없다.
송은범은 6월 초 2군으로 내려간 뒤 퓨처스리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좋은 소식이 전해지지 않는다. 28일 고양(NC 2군)과의 경기에서 2⅓이닝 동안 9피안타 1탈삼진 6실점(5자책점)을 하며 부진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김 감독은 28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2군에서도 묵사발이 나고 있더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아직은 멀었다’라는 뜻이 어투와 표정에서 묻어 나왔다.
그러나 송은범에 대한 기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일단 5할 승률을 웃도는 성적으로 중위권에서 버티고 있는 한화지만 후반기에는 어떤 악재가 튀어 나올지 알 수 없다. 외견상으로는 이미 전반기에 너무 많이 던진 필승조 투수(권혁 박정진 윤규진)들의 부하가 걱정된다. 지금 이닝 소화 페이스를 시즌 막판까지 끌고 가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자원들은 김 감독의 마음에 차지 않고 있다.
대안은 송창식이다. 송창식이 불펜으로 가면 세 명의 어깨에 올려져 있는 짐을 덜 수 있다. 그 전제조건은 송은범의 정상적인 복귀다. 2군에서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1군에서 활약할 준비를 해서 올라와야 한다. 꼭 선발이 아니더라도 선발과 불펜을 오고가는 다용도 자원으로 송은범 만한 선수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당초 김 감독의 구상과도 부합한다. 지금은 정상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후반기 시작부터만 돌아와 줘도 마운드에는 큰 힘이 된다. 아직은 시간이 있다. 김 감독도 그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