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높이에 당당히 맞선 ‘빅포워드’ 최준용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6.30 18: 25

한국에는 정통센터가 없지만 빅포워드 최준용(21, 연세대)이 있었다.
이민현 감독이 지휘하는 유니버시아드 농구대표팀은 30일 오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KCC와 함께하는 2015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 러시아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96-91로 승리했다. 4연승을 달린 한국은 러시아(3승 1패)를 따돌리고 대회 우승을 확정지었다.
12명 중 절반이 202cm 이상 장신인 러시아는 압도적인 높이를 자랑했다. 센터를 보는 안드레이 데샤트리코프(220cm)와 아르템 클리멘코(214cm)는 한국 선수들보다 머리 하나가 더 있었다. 가뜩이나 정통센터가 없는 한국은 최준용(202cm), 정효근(200cm), 강상재(200cm) 등 장신포워드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

그 중에서도 최준용의 활야기 빛났다. 중학교때까지 가드를 봤던 최준용은 장신치고 드리블이 좋다. 최준용은 상대를 외곽으로 끌어낸 뒤 과감한 돌파로 활로를 뚫었다. 리바운드를 잡아 직접 치고 나가 레이업슛까지 올려놓는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최준용은 1쿼터 종료와 함께 상대편 공을 뺏어 치고나가 버저비터 레이업슛을 터트렸다. 한국이 23-22로 역전에 성공했다.
높이가 좋은 최준용은 러시아 장신들을 겁내지 않았다. 2쿼터 장신들 사이로 치고 들어가 터트린 바스켓카운트는 백미였다. 비슷한 신장의 선수들보다 볼핸들링이나 패스는 최준용이 더 좋았다. 전반에만 16점, 4리바운드를 올린 최준용의 선전으로 한국은 36-35로 전반전을 앞섰다.
후반전에도 최준용은 파이팅이 넘쳤다. 동료들이 러시아 선수들에게 거친 파울을 당하자 최준용이 가장 먼저 나서 되갚아줬다. 반칙이 누적된 최준용은 4쿼터 2분 7초를 남기고 5반칙으로 코트에서 물러났다. 최준용이 빠졌지만 한국은 끝까지 러시아를 물고 늘어지며 2차 연장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낚았다. 이날 최준용은 21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공수에서 돋보였다.
국제무대에 나서는 한국은 늘 포워드들의 높이가 아쉬웠다. 90년대를 수놓은 전희철(198cm)과 현주엽(195cm)도 기술과 운동능력을 겸비했지만 신장이 2미터가 되지 않는다. 아마추어시절 기대를 모았던 최진수도 프로입단 후 성장이 정체된 느낌이다.
최준용의 등장은 이런 갈증을 어느 정도 풀어주고 있다. 부족한 슈팅능력만 보완한다면 최준용은 KBL과 국가대표팀에서 즉시 전력감이 될 수 있는 선수다. 러시아전은 ‘빅포워드’ 최준용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한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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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학생체=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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