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일정의 절반가량을 소화한 KBO 리그가 개인 타이틀 부문에서도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으레 항상 그 대열에 속해 있었던 선수도 있지만 깜짝 이름도 적잖이 눈에 띈다. 기회가 쉽게 찾아오는 것은 아닌 만큼 이들이 막판까지 반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우선 타자 부문에서는 타율에서 유한준(넥센)이 오랜 기간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6월까지 유한준의 타율은 3할6푼6리. 분명 좋은 타자지만 타율 부문에서 ‘TOP 10’으로 시즌을 마감한 적은 없다. 개인 한 시즌 최고 타율은 지난해의 3할1푼6리이며 지난해는 유한준의 유일한 3할 시즌이기도 했다. 유한준의 무한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한편 타율에서는 다소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4번 타자들인 박병호(넥센, 0.341), 김태균(한화, 0.341), 에릭 테임즈(NC, 0.340)가 나란히 5위 안에 포함되어 있는 것도 특징이다. 김태균은 데뷔 이후 타격 10위 안에 포함된 시즌이 무려 8번이나 되며 2012년에는 3할6푼3리의 고타율로 타격 1위에 오른 바 있다. 박병호도 2013년 8위가 최고 기록이나 올해는 정확도까지 장착하며 최다안타(97개) 부문 선두에 올라있기도 하다.

홈런 부문에서는 포수라는 핸디캡을 가지고 있는 강민호(롯데, 24개)가 박병호와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최근 몸 상태가 처지는 등 고전하고 있고 여전히 포수라는 위치가 걸림돌이라는 시각. 하지만 워낙 페이스가 좋아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2루수인 야마이코 나바로(삼성, 23개)는 1993년 김성래(현 삼성 수석코치) 이후 첫 2루수 출신 홈런왕에 도전하고 있다.
다승 부문에서는 벌써 11승을 따내며 알프레도 피가로(삼성)와 함께 다승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유희관(두산)이 있다. 유희관은 2013년 10승, 2014년 12승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으로 거듭났으나 다승왕 후보까지 거론되지는 않았던 것이 사실. 그러나 이미 11승을 거뒀고 올 시즌 페이스도 뛰어난 편이라 첫 타이틀 도전도 무리는 아니라는 평가다.
구원에서는 윤석민(KIA, 16세이브), 임창용(삼성, 15세이브)이라는 걸출한 선수가 버티는 가운데 임창민(NC, 15세이브)가 도전자로 떠올랐다. 마무리 김진성의 부상 이탈로 임시 마무리가 된 임창민은 그 후 비교적 안정적인 페이스를 선보이며 벤치의 신임을 받고 있다. NC의 성적이 상위권인 만큼 기회는 적지 않을 전망. 의외의 구원왕이 나올 수 있을지 관심사다.
외국인 선수들의 무대로 인식되던 탈삼진에서는 윤성환과 차우찬이라는 삼성의 두 투수가 복병으로 떠올랐다. 매년 6~8위권을 형성했던 윤성환은 벌써 95개의 탈삼진으로 선두 앤디 밴헤켄(넥센, 102개)를 7개 차로 쫓고 있다. 안정된 제구력과 로케이션을 무기로 하는 선수인 윤성환의 탈삼진쇼는 흥미로운 대목. 선발진에 안착한 차우찬도 역시 95개의 삼진을 잡아 공동 3위에 올라 있다.
승률에서는 넥센 선발진의 깜짝 카드로 자리잡은 송신영(0.857)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중간계투에서 선발로 자리를 옮긴 송신영은 올 시즌 11경기에서 6승1패 평균자책점 3.62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승률 1위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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