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일대의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있는 SK 소속 6명의 선수들이 반환점을 돌았다. SK는 이른바 ‘FA로이드’를 맞은 6명의 선수들이 팀 성적을 앞장 서 끌 것이라 예상했지만 일단 지금까지는 반반이다.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미리 대박을 예고한 선수가 있는 반면, 팀으로나 개인으로나 후반기 반등이 절실한 선수도 있다.
박정권 정상호 박재상 채병룡 윤길현 정우람은 올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SK의 왕조를 이끌었던 화려한 경력이 있는 선수들로 관심이 크다. 지난해 소속 FA 선수 5명을 모두 잔류시키는 성과를 거둔 SK도 올 시즌 FA 시장을 앞두고 각오를 단단히 다지는 중이다. 물론 올 시즌 성적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받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올해 활약에 따라 전체 액수의 앞자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는 허언이 아니다.
이를 증명하고 있는 선수가 바로 정우람이다. 군 복무 관계로 2년간 자리를 비웠던 정우람은 올 시즌 복귀하자마자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는 리그 최고의 불펜 요원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39경기에 나가 6승2패4세이브10홀드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1.99에 불과하다.

여기에 아직 만 30세의 나이, 왼손이라는 장점과 함께 가치는 폭등 중이다. 여러 팀들이 정우람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가운데 SK도 정우람은 반드시 잡는다는 방침이라 지난해 안지만이 세웠던 불펜투수 최고액(4년 65억 원)은 무난히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나머지 선수들은 조금씩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포수라는 포지션에서 희소성이 큰 것으로 평가받는 정상호는 올 시즌 59경기에서 타율 2할5푼4리, 4홈런, 28타점을 기록했다. 수비력은 증명이 된 정상호는 올 시즌 공격력 업그레이드로 큰 기대를 모았고 실제 5월 중순까지 3할 타율을 기록하며 하위타선에서 제 몫을 했다. 그러나 몇 차례의 사구 및 파울 타구 여파에 고전하면서 타격감이 다소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올 시즌 팀의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한 윤길현은 33경기에서 2패12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 중이다. 12번의 세이브를 기록하는 동안 블론세이브는 한 차례밖에 없었을 정도로 그래도 결과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중간계투로 보직을 바뀐 뒤 다소간 힘이 떨어져 있는 상황. 다만 김용희 감독은 “구위 자체는 더 좋다”라고 평가할 정도로 반등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주자가 있을 때의 모습이 가치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선발과 불펜을 오갈 수 있는 활용성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는 채병룡은 13경기에서 4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4.95를 기록 중이다. 대체 선발로 뛸 당시 최고의 활약을 보였으나 중간에 허벅지 부상이 겹친 것이 최대의 악재였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채병룡에 대한 팀 내 기대치가 큰 만큼 역시 시즌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평가가 있다.
박정권과 박재상은 상대적으로 갈 길이 급한 선수들이라고 할 만하다. 지난해 27홈런, 109타점을 기록하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낸 박정권은 올 시즌 60경기에서 타율 2할6푼5리, 7홈런, 28타점에 그치고 있다. 장타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다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평가다. 다만 김용희 감독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라며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매일 특타를 자원할 정도로 스스로의 반등 의지도 불타오르고 있다. SK 타선 후반기 반등의 핵심 선수다.
5월 중순까지만 해도 3할을 쳤던 박재상 또한 들쭉날쭉한 출장 시간에 타격감이 떨어지더니 65경기서 2할4푼에 그치고 있다. 김 감독은 “훈련 때의 집중력이 가장 좋은 선수, 그리고 절실함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바로 박재상”이라며 신뢰를 드러냈으나 5월 중순 이후 타격 페이스가 주춤한 끝에 2군에 내려갔다. 치열한 외야 경쟁에서 자신의 가치를 과시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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