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타율 1위’ 이명기, 풀타임 3할 달린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7.01 06: 40

한 때 다소 주춤한 적은 있었지만 이내 자리를 툭툭 털고 일어났다. SK 리드오프 이명기(28)가 화려한 6월을 보내며 성적표를 정상대로 돌려놨다. 6월 타율 1위를 기록한 이명기는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이명기는 6월 KBO 리그에서 가장 돋보이는, 아니 가장 뛰어난 타자 중 하나였다. 6월 한 달 동안 22경기에 나가 타율 4할9리, 36안타를 기록하는 맹타를 휘둘렀다. 타율은 역시 엄청난 한 달을 보낸 김태균(한화, 0.405)에 살짝 앞서는 리그 1위 기록이며 최다안타에서도 박용택(LG, 34개)를 제치고 역시 1위에 올랐다. 리드오프의 최고 덕목인 출루율에서도 월간 7위에 오르며 팀 공격 선봉장의 몫을 톡톡히 했다.
사실 시즌 초반에는 기대만큼 방망이가 맞지 않았던 이명기였다. 올라갈 때쯤 되면 악재가 터지곤 했다. 4월 중순에는 발목에 다소간 피로 증세가 있었고 3안타씩을 몰아치며 3할3푼까지 타율이 올랐던 5월 초에는 이른바 ‘헤드샷’ 여파로 몇 경기에 나서지 못하며 타격감이 뚝 떨어지곤 했다. 전체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스윙과 타이밍이 나오지 않는 현상이 되풀이됐다. 그런 가운데 타율은 5월 말 기준 2할7푼8리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타격에는 천부적 소질이 있다”라는 평가를 받는 이명기는 금세 이 침체를 털고 일어났다. 6월 22경기에서 안타를 치지 못한 경기는 단 3경기밖에 없었고 9번이나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타격감이 좋지 않을 때는 빠른 발을 이용해 내야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지녀 급격한 슬럼프에 빠지지 않았다. 맥스 배너블 전 타격코치, 그리고 전지훈련 당시 이명기를 주목했던 일본팀 관계자들의 평가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한 것이다.
점차 스윙의 타이밍이 맞고 있어 좌중간, 우중간 등 이명기가 가장 좋을 때의 코스로 안타가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타격감이 항상 좋을 수는 없지만 꾸준하게 활약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명기는 최근 몇 경기에서 다소간 몸이 무거웠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한 차례 크게 다친 발목도 계속 뛰다보면 피로가 쌓이는 편. 그럼에도 최근 6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때리며 월간 타율 1위를 수성해냈다. 스스로는 “큰 의미가 없다”라고 말하지만 타격감 반등의 좋은 계기가 됐음은 부인할 수 없다.
풀타임 3할에도 도전할 기세다. 이명기는 1군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뛰기 시작한 2013년 3할4푼을 쳤다. 지난해에는 83경기에서 타율 3할6푼8리로 대활약했다. 하지만 그 기록의 사이 큰 발목 부상이 있었고 때문에 두 시즌 모두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사실상 올 시즌이 첫 규정타석 3할 도전인 셈이다. 아직 시즌이 절반 이상 남아있지만 몸 관리만 잘 된다면 3할을 달성할 것이라 보는 시각이 높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 올라갈 수도 있다는 평가도 있다.
욕심이 많은 이명기다. ‘교타자’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3할은 물론 수비와 주루에서도 모두 한 단계 더 높은 목표치를 잡았다. 지난 가을부터 집중 연마한 수비는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타격도 어느 정도 제 궤도에 오른 편. 그러나 이명기는 “주루 때문에 스트레스다”라며 아직 만족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런 이명기가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면 SK 타선의 돌파구도 그만큼 넓어질 수 있다. 6월 타율 1위는 그 시발점일지도 모른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