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뉴 MINI JCW, 쪼끄만 게 강력해? “강한 게 작기도 한 것”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5.07.02 07: 42

‘크고 강한 것’이 주도하던 시장이 있었다. 이 시장에서는 ‘개성’은 아직 고려 대상이 아니었고 ‘성능’이 호-불호를 판가름하는 기준이었다. 그러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대가 열리면서 차를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졌다. 독특한 디자인 콘셉트와 얕잡아 볼 수 없는 주행성능으로 독보적인 시장을 확보한 차량도 나왔다. 지난 56년 간 자동차 애호가들의 깜찍한 사랑을 독차지 한 MINI 브랜드가 그것이다. MINI는 1994년 BMW 그룹에 인수 된 이후 라인업을 확대 해 가면서 더욱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MINI는 우리나라에는 2005년에 들어왔다. 올해로 꼭 10년이 된다. 그 사이 초고속 성장을 했다. 2005년 761대가 팔렸는데 작년에는 6,572대를 팔았고 올해는 7,000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 7위의 성적이다. 국내에 팔리는 MINI 물량은 세계 미니 시장에서도 9위에 해당할 만큼 비중이 크다.
MINI는 한국 시장 진출 10년을 맞아 특별한 신차를 내놓았다. 56년 미니 역사상 최고의 퍼포먼스로 업그레이드 된 ‘뉴 MINI JCW’의 출시다.

JCW(John Cooper Works)는 몬테카를로 랠리 3회 우승에 빛나는 존 쿠퍼의 레이싱 DNA를 이식해 경주용 차량의 특성을 강조한 미니의 서브 브랜드다. JCW는 지난 2007년 MINI의 서브 브랜드로 흡수 됐고, MINI JCW는 존 쿠퍼의 튜닝 프로그램이 추가된 MINI의 스페셜 모델로 자리잡았다.
지난 달 26일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공식 출시 행사를 가진 뉴 MINI JCW는 어느덧 3세대 모델이 됐다. 2.0리터 4기통 트윈파워 터보 엔진이 탑재 돼 최고 출력이 231마력에 이른다. 쏘나타 2.0 CVVL 모델의 출력이 168마력인 것을 연상하면 작은 덩치에 얼마나 대단한 엔진이 얹혔는지 알 수 있다. 최대토크도 32.7kg.m에 이른다.
2세대 JCW 모델에 비해 출력은 9%(종전 211마력), 토크는 23%(종전 26.5kg.m) 향상 됐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6.1초(종전 6.7초), 최고속도는 246km/h다. 연비는 11.9km/l(도심: 10.9, 고속: 13.5)로 3% 개선됐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46g/km로 3% 감소했다.
이쯤 되면 MINI라는 이름의 속뜻(미니어처와 같은 크기의 자동차)은 따로 접어두어야 할 듯하다. MINI 브랜드 내부에서도 ‘56년 역사상 가장 강력한 미니’라고 형용하고 있다.
출시 행사에는 눈길 끄는 퍼포먼스도 열렸다. 물을 뿌려 미끄러운 도로상황을 연출한 그라운드. 짐카나 경기장처럼 어지럽게 배치한 라바콘 사이를 빠르게 곡예운전을 하는 뉴 MINI JCW가 등장했다. 그리고 잠시 뒤 그 차를 추격하는 경찰차가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다. 좁은 골목길을 날렵한 몸동작으로 빠져 나가는 뒤를 경찰차가 진땀을 쏟으며 쫓고 있다. 도망가는 뉴 MINI JCW는 드리프트 테크닉까지 써가며 자유자재로 방향전환을 하지만 쫓는 경찰차는 행동이 굼뜨다.  
MINI는 이 상황극에서 경찰차 역으로 포르쉐 박스터를 동원했다. 무리수가 있기는 하지만 뉴 MINI JCW의 뛰어난 응답성과 파워풀한 출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의 트랙을 돌면서 뉴 MINI JCW의 성능도 잠시나마 체감할 수 있었다. 작은 체구였지만 2.6km에 이르는, 온갖 코너링으로 무장한 트랙 앞에서도 뉴 MINI JCW는 주눅들지 않았다. 오히려 거슬리지 않는 배기음, 안정감 넘치는 브레이킹으로 속도와 난관을 즐기고 있었다.
여유 있게 트랙을 헤쳐나가는 뉴 MINI JCW 앞에 ‘크기’는 더 이상 의미가 없었다. ‘작은 것이 강하기도 하다’는 놀라움 보다는 ‘강한 녀석을 이렇게 작게도 만들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이 더 뚜렷했다.
레이싱카의 혈통을 이어받은 뉴 MINI JCW은 좀더 공기역학적으로 바뀌었다. 차량 전면부의 커다란 공기 흡입구와 함께 높은 출력에 따른 냉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안개등 자리에 라디에이터를 추가했다.
JCW 전용 18인치 컵 스포크 투톤 경량 알로이 휠, JCW 전용 배기파이프가 포함된 스포츠 배기 시스템과 사이드 스커트, 리어 스포일러가 눈과 귀로 받아들이는 역동성을 보탰다.
인테리어에도 고성능 레이싱카의 감성이 돋보인다. 헤드레스트 일체형 스포츠 시트는 알칸타라 소재로 마감 처리 돼 고속 주행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시켜 준다. JCW 전용 스포츠 스티어링 휠, 엔진 회전 계기판을 형상화한 JCW 전용 중앙 인스트루먼트, RPM 게이지와 최적 변속 시점이 표시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더욱 스포티한 주행을 가능하게 했다.
“당신의 평범한 일상을 레이싱으로 바꿔 줄 것이다”는 MINI JCW의 슬로건이 혀 끝에 찰싹 달라 붙는다.
차량 색상은 JCW 전용 컬러인 칠리 레드(Chili Red)와 레벨 그린(Rebel Green)을 포함해 총 4가지를 선택할 수 있으며, 가격은 부가세 포함 4,89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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