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분석] 김승규도 깜빡 속은 염기훈의 역발상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7.02 06: 40

염기훈(32, 수원)이 김승규(25, 울산)의 허를 제대로 찔렀다.  
수원은 1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9라운드에서 정대세의 멀티골에 힘입어 울산 현대를 3-1로 제압했다. 수원(9승6무4패, 승점 33점)은 같은 날 부산을 2-1로 잡은 전북(승점 40점)과의 승점 차를 7점으로 유지했다.
경기 전 서정원 수원 감독은 염기훈을 본래 포지션인 왼쪽 날개로 투입하겠다고 공언했다. 서 감독은 “경기를 하다보면 왼쪽이나 오른쪽 좌우를 다 볼 수 있는 것이다. 염기훈도 상황에 따라 오른쪽으로도 뛸 수 있었던 것”이라며 염기훈을 신뢰했다.  

제 옷을 입은 염기훈은 펄펄 날았다. 수원이 터트린 두 골 다 염기훈의 결정적인 플레이가 원동력이었다. 수원은 전반 18분 염기훈이 좌측에서 올린 크로스를 권창훈이 헤딩슛으로 넣어 선제골을 뽑았다. 염기훈의 자로 잰 듯 정확한 패스가 인상적이었다. 염기훈은 시즌 8호 도움을 기록하며 도움 부문 단독 1위를 질주했다.
울산은 전반 38분 프리킥 상황에서 김신욱이 헤딩슛으로 만회골을 뽑았다. 수원의 공격적인 플레이는 계속됐다. 정대세는 후반 43분 프리킥 찬스에서 낮게 깔아 찬 슈팅으로 수비벽 사이의 틈을 절묘하게 헤집었다. 정대세가 잘 찬 슈팅이지만 염기훈의 속임동작도 완벽했다. 염기훈이 울산 수비수들을 속이면서 정대세가 틈을 놓치지 않고 추가골을 뽑을 수 있었다. 공식 도움은 아니었지만 염기훈의 공이 컸다.
경기 후 서정원 감독에게 염기훈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서 감독은 "우리 것이 많이 노출돼 있다보니 그것을 역이용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염기훈이 준비한 상대를 역이용하는 세트피스 작전이 잘 맞아떨어졌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대세 역시 "오늘 (염)기훈이 형이 (슛을 하러) 오라고 했다. 기훈이 형이 '김승규는 내가 찬다고 읽을 거다'며 나보고 차라고 했다. 자신 있었다. 릴렉스하면서 찼다"고 비법을 공개했다. 염기훈이 왼발로 슈팅모션을 취하면서 골키퍼 김승규는 물론 울산 수비진이 한쪽으로 쏠렸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정대세가 빈 틈으로 정확한 슈팅을 날린 것이다. 정대세의 슈팅이 정확했지만 염기훈의 공도 컸다.
수원은 19경기서 31골을 뽑으며 K리그 클래식 최다득점을 기록 중이다. 그 중심에 7골, 8도움으로 강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염기훈이 있다. 염기훈의 맹활약 뒤에는 상대의 허를 찌르는 두뇌싸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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