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격 첫 승’ 김재윤, kt 구해낸 배짱의 정면승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7.01 22: 13

kt 중간계투진의 ‘믿을맨’으로 부각되고 있는 김재윤(25)이 또 한 번 위기상황에 강한 면모를 과시하며 kt의 위기를 지워냈다. 장시환까지 이어지는 징검다리를 재확인했다는 것은 kt의 즐거운 수확이다.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해 올 시즌을 치르고 있는 김재윤은 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호투를 선보이며 경기를 팽팽하게 이끌어나갔다. 상황은 1-1로 맞선 5회였다. 4회까지 1실점으로 잘 버티던 정대현이 안타 2개와 볼넷 하나를 허용하며 1사 만루의 위기에 몰리자 kt 벤치는 즉시 김재윤이라는 승부수를 꺼내들었다. 대기타석에는 이재원과 앤드류 브라운이라는 만만치 않은 타자들이 버티고 있었다.
1점으로만 막아도 선방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김재윤은 거침이 없었다. 빠른 공을 위주로 힘 있는 SK의 두 타자와 정면승부를 벌였다. 리그에서 득점권 상황서 가장 강한 선수 중 하나인 이재원은 3구 삼진을 잡아냈다. 2S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이것저것 잴 필요 없이 한복판에 147㎞짜리 빠른 공을 찔러 넣었다. 이재원으로서는 예상하기 힘든 빠른 승부였다.

이어 브라운도 1B-2S의 유리한 볼 카운트를 잡더니 5구만에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며 1사 만루라는 절대 위기를 넘겼다. 경기 흐름이 SK로 넘어갈 수 있는 분위기를 돌려 놓은 역투였다. 만루 기회를 진화한 kt는 분위기가 살았고 반대로 SK는 쫓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김재윤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1사 후 박진만에게 좌전안타를 맞기는 했으나 나머지 두 타자를 모두 차분히 정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팀 타선이 7회 3점을 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7회에는 1사 후 이명기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지만 최정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차분하게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이날 성적은 2⅓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자신의 프로 통산 첫 승의 감격도 누렸다. 김재윤은 경기 후 "포수 리드대로 빠른 공 위주로 던졌다. 개인 첫 승리보다는 팀 승리에 기여했다는 것이 더 기쁘다"라고 이야기했다.
kt의 히든카드로 떠오르고 있는 김재윤은 올 시즌을 앞두고 2차 특별 13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은 선수. 고교 졸업 후 미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와 계약을 맺었으나 미국에서 뚜렷한 성공을 거두지 못한 김재윤은 올해 국내무대로 유턴해 kt에 입단했다. 당초 원래 포지션인 포수로 입단했지만 조범현 감독을 비롯한 kt 코칭스태프의 권유를 받아 들여 투수로 전향했다.
최고 150㎞에 이르는 빠른 공과 싱싱한 어깨를 주무기로 하는 김재윤의 당찬 정면승부에 SK 타자들은 이날 제대로 된 타구를 날려 보내지 못했다. 슬라이더 등 변화구는 아직 단조로운 편이지만 긴 이닝을 던지지 않는 불펜투수임을 고려하면 큰 문제는 아니라는 평가. 각 팀 사령탑들도 “볼 끝이 좋다. 쉽게 칠 수 있는 공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적응도 빠르다. 4월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70을 기록했던 김재윤은 5월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을 1.50으로 끌어내리며 한층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7월 첫 등판에서도 위력적인 면모를 과시하며 팀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장시환이라는 든든한 마무리가 있는 kt로서는 김재윤의 성장 자체가 팀의 승리 확률을 높여준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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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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