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혁(31, KIA)이 선발 등판해 호투하며 KIA 선발진에 희망을 불어넣었다. 상위권 도약을 위해 선발진이 잘 버텨줘야 하는 상황에서 임준혁이 힘을 보태고 있다.
KIA는 1일 광주 한화전에서 승리하며 시즌 36승(35패)으로 승률 5할에서 1승을 더했다. 단독 6위가 되며 5위 한화와의 격차도 반 경기 차로 줄였다. 한화로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KIA가 5할 근처에 머물며 상위권 도약을 노릴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단연 견고한 선발진에 있었다. KIA는 선발 평균자책점이 4.31로 리그 1위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4.66으로 5위. 팀 타율이 막내 kt에도 뒤처지는 최하위(.253)임에도 꾸준히 5할을 지키고 있다. 마운드의 힘이 컸다. 다른 강팀처럼 꾸준한 선발 투수들이 많은 것은 아니다. 사실상 에이스 양현종과 외국인 투수 조쉬 스틴슨이 선발진을 끌어가고 있다. 양현종은 16경기서 8승 2패 평균자책점 1.63으로 리그 최고의 투수로 자리 잡았다. 스틴슨은 초반 부진을 딛고 16경기서 8승 4패 평균자책점 3.82를 기록 중.

어떤 팀과 견주어 봐도 밀리지 않는 원투펀치다. 하지만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는 이 두 명이 전부다. KIA는 상황에 따라 필요한 선수들을 2군에서 콜업하고 있다. 시즌 초반 임기준, 문경찬 등 젊은 투수들을 내세워 버텼다. 이후 서재응, 김진우가 합류했고 트레이드를 통해 유창식이 힘을 보탰다. 그러나 모두 풀타임을 뛰기엔 무리가 있었다.
서재응은 1군과 2군을 오가며 활약했다. 김진우, 유창식은 가능성을 보였지만 두 명 모두 팔꿈치가 좋지 않아 1군 엔트리서 제외된 상황. 한 번 치고 나가야할 KIA로선 선발 구멍이 커보였다. 그런 상황에서 임준혁이 희망으로 떠올랐다. 임준혁은 1일 광주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4승을 수확했다. 한화전 선발 2연승으로 ‘독수리 킬러’로 등극했다.
임준혁은 6월 30일 한화전 우천 취소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1일 선발로 나왔다. KIA는 당장 그 자리를 메울 수 있는 선수가 부족했다. 또한 김기태 감독은 일부러 한화에 강했던 임준혁을 한화전에 맞췄다. 그 승부수는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임준혁 개인으로서도 중요한 경기를 펼쳤다. 선발이 부족한 상황에서 믿음을 줄 수 있는 피칭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번 호투로 앞으로의 선발진 합류 가능성도 커졌다.
김 감독은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를 중요한 시점으로 보고 있다.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선 선발 투수들의 분전이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고심하며 엔트리를 짜고 선발 투수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분명 어려운 여건이지만 임준혁의 호투는 선발진에 희망을 남기고 있다. 임준혁이 이 기회를 확실히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임준혁은 이날 승리투수가 된 이후 한 시즌 개인 최다승(2008년 5승) 욕심에 대해서 “그것보단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1군에서의 활약을 갈망하고 있다. 만약 지금의 호투라면 한 시즌 개인 최다승은 물론이고 팀의 선발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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