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외국인투수 조쉬 린드블럼은 이제 팀 에이스로 대접을 받고 있다. 16경기에 나서 9승 5패 108이닝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 중인 린드블럼은 에이스 칭호를 받기에 부족하지 않다. 오죽했으면 롯데 팬들이 최동원의 이름을 따 '린동원'이라는 별명을 붙여 줬을까.
린드블럼은 롯데가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고 영입한 선수이며 현재까지는 그 기대에 100% 부응하고 있다. 또 다른 외국인투수 브룩스 레일리는 사실 린드블럼에 비해 기대감이 높지 않았다. 이종운 감독이 지난 겨울 도미니카 윈터리그를 직접 보며 영입을 결정한 선수다.
레일리 역시 에이스 이름을 붙이기에 부끄럽지 않은 성적이다. 간혹 조기강판-대량실점하는 경기가 나오면서 평균자책점이 4점대에 육박하지만(3.97), 이닝 소화능력이나 중요경기 활약은 린드블럼에 못지 않다.

악몽같았던 6월을 보낸 롯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7월 첫 경기는 중요했다. 로테이션을 한 번 건너뛰면서 12일 만에 선발 마운드에 섰지만, 실전감각 문제는 전혀 없었다. 대신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NC 타자들을 차례대로 돌려세웠다.
레일리는 1일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NC전에 선발로 나서 7⅔이닝을 9피안타 5탈삼진 무사사구 3실점(1자책점)으로 막았다. 2-1로 앞선 8회까지 등판했지만 이닝을 끝낼 상황에 유격수 오승택의 실책이 나왔고, 책임주자 2명이 불펜투수의 안타 허용으로 모두 홈을 밟아 실점이 늘어났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팀은 역전승을 거둬 레일리가 패전을 떠안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레일리는 올해 16경기에서 99⅔이닝을 소화, 평균 6⅓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최근 2경기에서는 8이닝과 7⅔이닝을 소화하면서 이닝이터다운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린드블럼처럼 완투 혹은 완봉 임팩트는 아직 없지만, 여전히 믿음직스러운 투수다. 게다가 레일리는 리그에서 2번째로 많은 11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중이다.
또 하나, 레일리 역시 멘탈이 뛰어난 투수다. 경기가 끝난 뒤 레일리는 결정적인 실책을 저지른 오승택을 오히려 위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오승택은 실책 이후 팀이 역전을 허용하자 더그아웃에서 좌절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레일리가 다독이면서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다. 이만하면 레일리를 또 한 명의 에이스로 부르기에 부족하지 않다.
트럼프에는 에이스(A) 카드가 모두 4장이 있다. 린드블럼이 롯데 에이스라면, 레일리는 좌완 에이스라고 부르기에 충분하다. 다만 레일리에게 부족한 건 승운, 잘 던지고도 승리와 연을 맺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야구는 돌고 도는 것, 언젠가는 야수들이 레일리를 도와주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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