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야수만큼 자주 나오는 구원투수들이 증가하고 있다. 144경기 체제에서 마당쇠 투수 전성시대가 열렸다. 최초의 90경기 등판 투수가 탄생할 가능성도 보인다.
지난 1일까지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한 투수는 한화 박정진(40)이다. 불혹의 투수이지만 리그 최다 47경기에 등판했다. 한화가 치른 74경기 중 47경기에 나왔으니 63.5%의 출석률을 보이고 있다. 박정진의 47경기는 야수 포함 한화 팀 전체에서도 11번째로 많은 출장 경기수다.
2011년 64경기가 개인 한 시즌 최다경기 출장 기록인 박정진은 지금 페이스라면 KBO 역대 최고 기록까지 도전해 볼 만하다. 산술적으로 약 91.5경기 등판이 가능하다. 역대 KBO리그 한 시즌 최다 등판 기록은 2004년 LG 류택현, 2008년 SK 정우람이 갖고 있는 85경기로 이를 훌쩍 뛰어넘는 페이스.

박정진은 짧게 던지는 원포인트 투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그는 구원투수 중에서 두 번째 많은 61⅔이닝을 던지고 있다. 산술적으로 약 120이닝까지 가능하다. 2004년 류택현이 50⅔이닝, 2008년 정우람이 77⅔이닝을 던졌다는 점에서 박정진의 등판경기 및 투구이닝은 기록적이다. 필승조이지만 크게 이기거나 뒤지는 상황을 가리지 않고 등판한 결과다.
박정진에 이어 등판 2위 투수는 NC 좌완 임정호(25)다. 올해 처음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는 임정호는 NC의 73경기 중 46경기에 나왔다. 1위 박정진보다 1경기 적게 나왔다. 임정호도 지금 페이스라면 90.7경기 등판이 가능하다. 박정진 못지않게 자주 나오고 있는 그는 주로 왼손 원포인트로 등판했다. 이닝은 32⅓이닝으로 박정진에 비해 적다.
3위는 NC 우완 최금강(26)이다. 최금강도 45경기에 나와 박정진-임정호를 맹추격하고 있다. 우완 투수로는 최다경기에 등판한 그는 52이닝을 소화하며 kt 장시환(52⅓이닝)에 우완 구원 2위에 올라있다. 최금강 역시 지금 페이스라면 88.8경기에 등판할 수 있다. KBO 역대로 우완 투수 최다등판은 2004년 KIA 이강철로 79경기. 우완 투수 최초 80경기에 도전한다.
4위는 한화 투혼의 상징이 된 권혁(32)이다. 권혁은 43경기에 나와 구원투수 최다 64⅔이닝을 기록 중이다. 산술적으로 약 83.7경기 등판이 가능해 삼성 시절인 2012년 개인 최다 64경기를 무난하게 뛰어넘을 전망이다. 투구 이닝은 126이닝 페이스. 가장 자주 나오면서 길게 던지는 투수가 바로 권혁이다.
이어 5위 LG 윤지웅(40경기) 공동 6위 SK 정우람, 넥센 김영민(이상 39경기) 8위 삼성 박근홍(38경기) 9위 넥센 조상우(37경기) 공동 10위 NC 이민호, SK 문광은, 두산 윤명준, 롯데 이명우(이상 36경기) 순이다. 연일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접전 승부가 계속돼 구원투수들의 호출이 잦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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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진-임정호-최금강-권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