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노 영입' kt, 형님 구단 배려 속에 큰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7.03 05: 58

형님 구단들의 동업자 정신 속에서 막내 kt 위즈가 성장하고 있다.
kt는 2일 보도 자료를 통해 “새 외국인 투수로 저스틴 저마노 영입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kt는 지난 6월 27일 기존 외국인 투수 필 어윈을 방출하며 새 외인 영입에 나섰다. 기존의 리스트에서 선수들을 검토했고 결국 한국 야구 경험이 있는 저마노 영입을 택했다. 저마노는 2011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8경기서 5승 1패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저마노는 삼성과 재계약이 불발되며 보류 선수로 묶였다. 규정상 5년간은 삼성을 제외한 다른 팀과 계약할 수 없었다. 올해가 4년째였기 때문에 kt도 당연히 저마노 영입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삼성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저마노의 보류권을 포기했다. 아무래도 올 시즌 처음 1군 무대를 밟은 신생 구단이기에 기존 구단의 양보가 필요했다.

kt 관계자는 “삼성 측에서 대승적인 양보를 해줘 저마노를 영입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삼성 관계자 역시 “막내 구단이고 kt의 전력이 상승해야 프로야구가 발전한다는 점에서 고위층에서 결정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kt는 이미 국내 무대 경험이 있는 저마노를 영입하며 전력 강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완전히 새 리그에 적응해야 하는 투수에 비해 위험 부담이 적다.
kt는 트레이드, 외국인 선수 교체를 통해 조금씩 리그에 적응해가는 모양새다. 그런 와중에 형님 구단들의 배려로 성장 동력을 얻게 됐다. 이에 앞서 ‘9구단’ NC의 배려도 화제가 됐었다. kt와 NC는 오는 6일 신생팀 혜택으로 연고 상관없이 1차 지명을 할 예정이다. 양 팀은 지난 2년 동안 한 번씩 우선권을 가지고 1차 지명을 했다.
한 번씩 우선 지명한 가운데, 이번에는 양 팀의 합의 혹은 추첨을 통해서 우선 지명권이 주어진다. 전 지역을 대상으로 하기에 먼저 지명하는 것으로 적지 않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런데 NC 역시 신생팀 배려 차원에 우선 지명권을 양보했다. NC는 kt보다 2년 먼저 1군 무대에 뛰어들었고 어느 팀보다 신생팀의 어려운 여건을 잘 알고 있었다.
김경문 NC 감독은 당시 “구단에서 잘 했다고 생각한다. 창단 팀의 마음을 잘 안다. 막내 구단이라고 팬들에게 걱정을 받고, 경기에서 계속 지면 흥미가 떨어질 수 있다”며 “선수들의 기량이 올라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만큼 위의 팀들이 도와줘야 한다. 그래도 야구를 먼저 시작한 형 팀으로서 아우 팀을 도와야 하지 않겠나”라며 구단의 결정에 반색했다.
그동안 야구계에선 ‘동업자 정신’이 강조되면서도 실제 행동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과도한 경쟁이 낳은 결과였다. 하지만 형님 구단들이 올 시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막내 kt를 배려하면서 성장을 유도하고 있다. NC의 지명권 양보는 물론이고, 삼성의 보류권 포기로 kt의 전력 강화가 예상된다. 아울러 kt의 성장이 리그 흥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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