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야구팀] 야구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라운드에는 오늘도 수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 웃음 폭탄을 유발하는 농담부터 뼈있는 한마디까지 승부의 세계에서 흘러나오는 말에 귀가 솔깃한다. 주중 3연전에서 과연 어떤 말들이 흘러나왔을까.
▲ “저런 건 김회성 데려와 시켜야지” - 한화 김성근 감독
김성근 감독은 지난 1일 광주 KIA전에 앞서 취재진과의 자리에서 TV를 응시하고 있었다. 마침 TV에서는 우천 취소된 경기에서 선수들이 우천 세리머리는 펼치고 있었다. 그라운드를 한바퀴 돌아 홈에서 슬라이딩하는 장면이었다. 이를 지켜보던 김 감독은 “저런 건 김회성 데려와서 시켜야지”라고 말했다. 이는 슬라이딩 도중 어깨 부상을 당해 1군 엔트리서 제외된 김회성을 두고 한 말. 김회성은 6월 7일 대전 kt전, 6월 14일 대전 LG전에서 모두 슬라이딩 도중 부상을 당한 바 있다. 이에 뼈있는 한 마디를 던진 김 감독이다.

▲ “다음에는 희관이 뽑아주세요” - 한화 김태균
김태균은 1일 KBO 리그 출입기자단 투표에서 박빙의 승부 끝에 유효 표 28표 가운데 13표(46.4%)를 획득해 12표(42.9%)를 획득한 두산 유희관을 단 한 표 차이로 제치고 6월 MVP에 선정됐다. 2일 광주 KIA전에 앞서 만난 김태균은 “이런 상이 있는지 몰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한 표차로 MVP가 되지 못한 유희관을 두고 “다음에는 희관이 뽑아주세요”라는 말을 건넸다. 한 달간 5승을 거둔 유희관도 MVP 자격이 충분했기 때문. 이에 김태균은 “희관이한테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태균은 “다음 달에 또 우리팀 선수가 MVP가 됐으면 좋겠다. 계속 한 팀에서 MVP가 나온다는 건 그 팀이 잘 한다는 의미 아닌가”라며 욕심을 내비쳤다.
▲ “저게 안 보여야 비가 온다” - LG 양상문 감독
야구인들은 날씨 전문가이기도 하다. LG의 양상문 감독도 마찬가지. 양 감독은 지난달 30일 잠실 두산전이 우천 취소되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우천 취소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외야 우측 밖에 있던 고층건물을 가리키며 “저 타워가 안 보여야 비가 온다”고 말했다. 당시엔 건물이 보이는 상태였고, 양 감독은 크게 비가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후 점차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비가 짧은 시간에 거세게 내렸고, 결국 경기는 우천 취소되고 말았다.
▲ “도루도 해본 적 없다니 시키지 말아야지” - 두산 김태형 감독
두산의 새 외국인 선수 데이빈슨 로메로는 진중한 성품을 지니고 있다. 수훈선수 인터뷰 때도 좀처럼 들뜬 표정을 찾아보기 힘들다. 취재진이 로메로가 인터뷰 때 긴장한 것 같다고 하자 김태형 감독은 “마이너리그에서만 뛰어 인터뷰 경험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는 답을 내놓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루도 해본 적이 별로 없다고 하니 시키지 말아야겠다”는 농담까지 던졌다. 아직 인터뷰에는 능하지 않은 모습이지만, 로메로는 22경기에서 타율 2할8푼4리, 5홈런 23타점으로 공격에 기여하고 있다.
▲ "땡큐 고자이마쓰지" - 삼성 류중일 감독
내야수 구자욱만 보면 만족감을 드러내는 류중일 삼성 감독. 류 감독은 1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구자욱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 올해는 구자욱, 지난해는 박해민 같은 선수들이 튀어나와주고 있어서 참 좋다. 매년 이런 선수만 나와준다면 '땡큐 고자이마쓰'지"라며 2개 국어를 섞어 유쾌하게 그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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