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중심타자로 성장하고 싶다”.
올 시즌 초반 kt에 눈에 띄는 어린 타자가 있었다. 조범현 kt 감독은 4월 4일 수원 KIA전에 앞서 이 선수를 1군에 깜짝 콜업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내야수 김태훈(19)이었다. 타선이 터지지 않자 조 감독은 깜짝 카드를 들고 나온 것. 이날 경기에서 김태훈은 대타로 출전한 데뷔 첫 타석에서 심동섭(KIA)을 상대로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날렸다.
이후 7경기서 타율 1할6푼7리(18타수 3안타)를 기록하고 4월 15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1군 엔트리서 제외됐다. 고졸 신인이다 보니 아직 다듬을 점은 많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1군 첫 타석에 섰고, 바로 데뷔 첫 안타를 쳤다. 타격적 재능은 확실했다. 김태훈은 2015 신인지명회의에서 2차 5라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타율 3할5푼1리 5홈런 57타점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며 kt 스카우트팀의 눈을 사로잡았다.

조찬관 kt 스카우트 팀장은 김태훈을 두고 “상당히 성실한 선수다. 하루에 기본적으로 스윙 1000개씩을 소화한다. 지난해 1군 팀들과 연습 경기서 안타도 많이 쳤고, 타격 코치들이 잠재력 있는 선수로 눈 여겨 보고 있다”면서 “야구 센스도 좋고 컨택 능력, 볼을 기다리는 자세가 좋다”라고 평가했다. 이광근 2군 퓨처스 감독 역시 “공을 때리는 힘은 프로 수준이다. 또한 위축되지 않고 적극적인 부분이 장점이다”라고 극찬했다.
김태훈은 1군 엔트리 제외 후 2군 경기에 출전했다. 하지만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않은 채 잔류군으로 내려갔다. 부상이 아닌 특별 관리 대상이었기 때문. 이광근 감독은 “고졸 신인 선수인 김태훈, 정다운이 웨이트 등으로 몸을 불리고 체력을 향상시키는 과정에 있다. 선 체력, 후 기술이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분을 많이 보완해야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태훈은 “현재 웨이트를 하면서 몸을 만들고 있다”면서 “기본적인 훈련들을 다 하고 있는데, 특히 웨이트에 집중하고 있다. 러닝도 많이 뛰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웨이트로 인해 현재는 시즌 초보다 3kg가 불었다. “몸도 좋아지고 있다”는 게 김태훈의 설명이다. 7경기에 불과했지만 1군 경험은 김태훈에게 소중했다. 그는 “첫 타석부터 안타를 쳐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그 이후로 더 잘 하려고 하니 처음 칠 때보다 긴장이 되면서 잘 못했던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느낀 점도 있었다. 김태훈은 “신인이다 보니 직구 승부보다 변화구 승부를 많이 했다. 그래서 다음에 1군에 올라가게 되면 변화구 위주로 생각하려고 한다”면서 “다음에는 변화구를 잘 공략해서 변화구도 쉽게 던지지 못하게 하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태훈이 스스로 꼽은 장점은 역시 ‘배팅 능력’. 그는 “배팅이 장점인 것 같다. 수 싸움을 더 잘 하고 익숙해지다 보면 더 잘 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태훈은 근력 향상과 함께 여전히 끊임없는 스윙 연습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그의 올 시즌 목표는 1군 경험 기회다. 김태훈은 목표를 묻는 질문에 “몸을 열심히 키워서 시즌이 끝나기 전에 다시 한 번 1군에 올라가고 싶다”라고 답했다. 아직은 고졸 신인이지만 김태훈은 미래의 kt 중심타자를 꿈꾸고 있다. 그의 롤 모델은 중심타자에 걸맞게 홈런으로 메이저리그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배리 본즈와 삼성의 중심타자 최형우.
김태훈은 “배리 본즈는 어릴 때, 야구를 처음 했을 때부터 좋아했었다. 홈런을 치는 게 매력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선수 중에는 최형우를 꼽았다. 그는 “필요할 때 쳐주고, 팀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이기 때문에 최형우 선배님을 닮고 싶다. 나도 kt에서 중요한 타자로 성장하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태훈은 아직 19세의 나이인 만큼 미완의 대기다. 하지만 남다른 배팅 능력으로 인해 kt가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유망주임은 틀림없다. 그리고 지금은 미래의 스타를 꿈꾸며 체력부터 다지고 있는 단계. 과연 김태훈이 올 시즌 1군 무대에 다시 한 번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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