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타점 페이스’ 이재원, SK 역사 바꾼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7.04 10: 14

‘미스터 클러치’의 진면모가 시즌 내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SK의 새로운 해결사 이재원(27)의 타점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이대로라면 개인 첫 100타점은 물론, 구단 최고 기록까지 한꺼번에 갈아치울 수 있다. 득점권 상황에서 유독 예민한 감을 유지하고 있는 이재원이라면 충분히 가능해 보이는 목표다.
이재원은 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펄펄 날았다. 7-7로 맞선 연장 12회 극적인 중월 결승 솔로포를 쳐낸 것을 비롯해 5타수 3안타 4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4-6으로 끌려가던 8회 동점 2타점 적시타를 치며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낸 것도 이재원이었다. 고비 때마다 나온 해결사의 한 방에 SK도 올 시즌 첫 연장전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런 이재원은 최근 타점 페이스가 가파르다. 3~4월 동안 24타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한 이재원은 5월 한 달 동안 타격 페이스가 처지며 10타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월간 타율이 2할4푼6리까지 처졌다. 스스로도 “타격감이 만족스럽지 않다. 팬들에게 죄송하다”라고 괴로운 심정을 이야기할 정도였다. 그러나 6월부터는 원래 모습대로 돌아오고 있다. 포수로 많은 경기에 나서며 체력적인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뛰어난 타격 지표다.

6월 22경기에서 3할8리의 타율을 기록한 이재원은 다시 득점권 상황에서 강인한 모습을 되찾으며 24타점을 수확했다. 경기당 1타점이 넘는다. 7월에도 3경기에서 타율 4할1푼7리, 6타점을 기록하며 타점 페이스에 불이 붙었다. 여기에 한동안 터지지 않던 홈런포까지 뚫리며 상대 마운드에 큰 압박을 주고 있다.
같은 타율을 기록하고도 기회에 강한 선수가 있고 약한 선수가 있다. 이재원은 전형적인 전자다. 3할5리의 타율 이상의 거대한 임팩트다. 이재원은 올 시즌 64타점으로 타점 6위에 올라있다. 이재원의 앞에 있는 5명의 타자(테임즈, 이호준, 김태균, 최형우, 박병호)는 모두 타율 3할1푼6리 이상, 16홈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재원은 8홈런에 그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득점권 상황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과시하는 것이다. 이재원의 득점권 타율은 3할9푼3리로 리그 4위이며 벌써 9개의 결승타를 기록해 이 부문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기회에서 강한 타자가 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는 이재원은 현재 페이스라면 125타점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다. 당초 “100타점은 꼭 해보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던 자신의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125타점을 기록한다면 SK의 구단 역사도 갈아치우게 된다. 바로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이다.
2000년 창단 이후 SK 선수의 단일시즌 최다 타점은 2004년 이호준의 112타점이다. 이호준은 2003년 102타점을 기록해 리그 5위에 올랐고 2004년에는 타점왕을 차지한 바 있다. 단일 시즌 100타점을 기록한 선수도 세 명뿐이다. 이호준이 2003년과 2004년, 페르난데스가 2002년(107타점), 그리고 지난해 박정권이 109타점으로 10년 만에 100타점 고지를 밟은 SK 선수로 등극했다. 이재원이 ‘체력 관리’라는 벽을 잘 넘어 팀 기록까지 다시 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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