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우완투수 박세웅이 SK 와이번스 포수 이재원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했다.
박세웅은 3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SK전에 연장 12회말 최준석을 대신해 대주자로 경기에 투입됐다. 엔트리에 뛸 수 있는 선수가 남지 않았던 롯데는 나중에 이정민까지 대주자로 넣었다. 2사 1,2루에서 안중열의 안타가 나왔고, 2루에 있던 박세웅은 홈까지 쇄도했지만 아웃을 당했다.
4일 만난 박세웅은 "중학교 때 이후 4년 만에 주루플레이를 했다"면서 "원히트 투베이스(안타 하나에 베이스 2개를 주루하는 것)도 처음이다. 무사 만루에서 박병호 선배를 만나는 것보다 훨씬 긴장됐다"고 말했다.

박세웅이 밝힌 100m 주파속도는 13초 대다. 박세웅은 "어제 불펜에서 라커룸쪽으로 걸어가는데 갑자기 '세웅아 대주자 나가라'는 소리를 듣고 손용석 선배 헬멧 빌려쓰고 나갔다. 홈에서는 슬라이딩 잘 해서 살 수도 있다 싶어서 (비디오판독 요청) 했는데 아웃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세웅은 이재원에게 감사인사를 했다. 당시 이재원은 다소 느슨하게 블로킹을 했는데, 덕분에 박세웅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고도 다치지 않았다. 박세웅은 "이재원 선배님 블로킹 덕분에 살았다. 어깨 다칠 뻔 했다"고 아찔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박세웅의 주루플레이도 롯데 더그아웃에서 화제였다. 2루에서 출발, 3루를 돌 때 원심력을 이용해 최대한 베이스라인에 붙어서 뛰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익숙치 않은 임무이다보니 너무 크게 원을 그리며 돌았다. 지나가던 심수창은 "앞만 보고 달리는 '포레스트 검프 주루'라고 놀리며 지나갔다.
롯데 이종운 감독은 "너무 크게 원을 돌았다"면서 "세웅이가 투지를 보여줬다. 하지만 다치는 것부터 걱정한다면 아무것도 못 한다. 그렇게 따지면 데드볼 무서워서 타자도 못 한다. 일단 나가면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세웅이가 정말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박세웅이 감사인사를 했지만 정작 이재원은 "일부러 블로킹을 느슨하게 한 건 아니다. 다소 여유가 있어서 태그만 하려고 했는데, 잘못하면 세이프가 될 뻔했다. 그래서 경기 후 배터리 코치님한테 죄송하다고 말씀 드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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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