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이든 9번이든 다 똑같다".
1번 중책을 맡은 구자욱(삼성)은 여유만만한 모습이었다.
올 시즌 삼성은 마땅한 1번 타자가 없어 골머리를 앓았다. 지난해 리드 오프 역할을 맡으며 만점 활약을 펼쳤던 야마이코 나바로가 부진하자 박해민, 김상수 등이 나섰지만 이렇다할 성과가 없었다.

박한이가 1번 타자로서 제 역할을 해주며 류중일 감독의 고민을 덜어내는가 했더니만 4일 대구 LG전서 2루 도루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왼쪽 갈비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하게 됐다. 그래서 구자욱이 1번 중책을 맡게 됐다.
구자욱은 5일 대구 LG전을 앞두고 "1번이든 9번이든 다 똑같다. 타순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으니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자욱이 1번 타자로 나선 게 처음은 아니다. 타율 5할(6타수 3안타) 1타점으로 성적도 준수했다.
한편 류중일 감독은 "1번 타자가 되게 부담되는 자리"라고 표현했다. 현역 시절 리드 오프 역할을 잠시 맡았던 류중일 감독은 "늘상 8,9번을 치다가 1번을 치게 돼 부담이 컸다"며 "1번 타자는 상대 선발 투수와 처음 상대하는 만큼 어이없이 아웃되면 안된다"고 끈질긴 승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번 타자가 쉽게 아웃되면 다음 타자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최대한 공을 많이 보게 해야 한다"며 "이용규(한화)가 참 좋은 1번 타자다. 실컷 커트를 계속 하다가 안타 또는 볼넷으로 출루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