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와 NC의 희비가 완벽하게 엇갈렸다. 한화는 울고, NC는 웃었다. 극명한 희비 교차였다.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와 NC의 시즌 10차전이 3회초 경기 중 폭우로 우천 노게임 선언됐다. 한화가 1회에만 안타 8개로 5득점하며 5-0으로 리드하고 있었지만 쏟아지는 비로 인해 더 이상 경기를 할 수 없었다. 경기 분위기를 주도한 한화는 울고, 흐름이 안 좋았던 NC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한화는 1회말 시작부터 NC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1번 이용규가 시즌 100번째 안타로 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 기록을 달성한 뒤 송주호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루에서 정근우가 좌중간 적시타를 터뜨리며 선취점을 올렸다. 이 때 비가 내리며 5분간 중단됐지만 속개된 경기에서 이어 김태균이 NC 수비의 실수로 우익수 앞 행운의 안타로 찬스를 이어갔다. 이성열까지 좌전 안타를 터뜨리며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또 다시 비가 쏟아졌고, 이번에는 빗줄기가 굵어졌다. 19분 동안 경기가 중단됐지만 비가 잦아들자 경기가 속개됐다. 계속된 2사 1,2루에서 권용관의 중견수 뜬공 타구를 NC 이종욱이 낙구 지점을 놓치는 바람에 2타점 2루타가 됐고, 주현상과 조인성의 연속 안타까지 터지며 1회에만 8안타 포함 타자일순으로 한 번에 5득점했다. 연일 뜨거운 방망이로 기세를 바짝 올렸다.
하지만 하늘은 한화를 향해 웃지 않았다. 2회말부터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3회초 NC 공격에서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손시헌의 볼넷 이후 김태군 타석에서 폭우 수준으로 내렸다. 결국 심판진은 이날 경기 3번째로 우천 중단을 선언했다. 그 시간이 오후 7시18분. 비는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폭풍처럼 쏟아졌고, 그라운드에는 물웅덩이가 생겼다.
대전 홈 관중들은 우산을 쓰거나 우비를 입은 채 야속한 비와 하늘을 바라봤다. 결국 중단 시점에서 30분이 지난 오후 7시48분 우천 연기가 결정됐다. 한화 타자들이 기록한 안타 8개와 5득점 모두 취소됐다. 특히 이용규는 1회 첫 타석 안타로 KBO 역대 40번째 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 기록을 이어갔지만 노게임으로 인해 다음 경기로 미루게 됐다. 한화 선발 송창식의 2이닝 3탈삼진 무실점 역투도 헛심이 되고 말았다.
반면 NC에는 행운의 비였다. 1회말 수비에서 두 번이나 우천 중지되는 바람에 선발 손민한의 컨디션 조절이 어려웠던 데다 수비에서 어수선한 플레이가 속출하며 분위기가 한화 쪽으로 완전히 넘어간 상황이었다. 한화 선발 송창식의 구위가 좋아 쉽게 공략하기 어려웠다는 점에서 뒤집기 어려운 경기였다. 그런 상황에서 쏟아진 비가 NC의 스윕패를 막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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