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고민 빠진 두산, 가용폭을 늘려라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7.06 05: 53

마운드 해법을 찾아야 하는 두산 베어스는 시즌 내내 투수 엔트리 구성과 활용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완전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런 가운데 쓰임새가 적은 투수들이 늘어나는 것도 새로운 문제가 되고 있다.
두산은 지난 5일 경기까지 치른 현재 팀 평균자책점 5.00으로 10개 구단 가운데 8위다. 유희관, 장원준 등이 있는 선발은 4.52를 기록해 3위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불펜이 5.82로 불안한 내용을 보이며 전체 팀들 중 최하위다. 확실한 마무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지만, 엔트리 내에 있는 투수들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도 짚고 넘어가면 좋을 부분이다.
지난 1개월 동안 두산은 투수 엔트리 중 1~2명의 활용도가 극히 적은 편이었다. 단적인 예로 어느 정도 1군에 머물러 있으면서도 실전에는 거의 나가지 못하는 투수들이 가끔 있었다. 중간에 가끔씩 우천취소가 생겨 경기를 아예 하지 않았던 적도 있었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 번쯤 생각해볼 문제이기는 하다.

강속구를 던지는 우완 이원재의 경우 6월 5일 등록됐다가 18일 말소됐는데, 거의 2주 동안 2경기에서 단 2이닝만 던졌다. 그 중 한 번은 니퍼트가 어깨 통증으로 일찍 내려가 갑작스레 마운드에 올라 1⅔이닝 무실점(승리투수)한 것이었다. 비상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던졌지만 반대로 니퍼트가 건강했다면 그만큼 기회가 없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시즌 전체로 보면 한 번도 투입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박성민(등록기간 4월 8~12일), 이용호(6월 23일~7월 1일), 사유는 다소 복합적이지만 임태훈(5월 12~17일, 이후 임의탈퇴)이 이러한 케이스다. 경기 중 격차가 커져 한 번쯤 등판할 수 있는 타이밍도 없지 않았지만 이들은 다시 퓨처스리그로 내려가야 했다.
처음 이들을 1군에 올릴 때는 얼마나 자주 기용하게 될지 예상이 불가능했기에 무의미한 가정일 수도 있지만, 차라리 투수 대신 야수를 한 명 늘렸다면 이 기간 동안 경기 막판 대타나 대주자, 대수비 작전 등을 한층 원활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그러나 엔트리에 있으면서도 나오지 않는 투수들이 생기면서 실질적 가용인원 자체가 줄어든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물론 11~13명의 투구를 1군에 두면서 모두를 골고루 활용하기란 쉽지 않다. 불펜 투수들은 상황에 따라 마운드에 오르기 때문에 특정 상황이나 패턴이 반복되는 한 팀의 경기에서 어떤 투수들은 자주 나오게 될 수밖에 없고 그런 만큼 나머지 선수들은 기회를 얻지 못한다. 하지만 그 격차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벤치의 소임이다. 그래야 새로운 선수의 성장은 물론 기존 핵심 선수들의 보호까지 동시에 이뤄진다.
현재 두산은 주요 불펜투수들의 혹사 정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선발이 비교적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고 있어 다른 팀에 비해 불펜에 할당된 이닝이 많지 않다. 그래서 1.5군급 불펜투수들에게는 더욱 등판 기회가 소중한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접전인 경기를 승리로 만드는 것이지만, 이기든 지든 점수 차가 큰 경기에서는 가끔씩 새로운 투수를 활용해보려는 시도도 필요하다.
단적인 예로 올해 개막 엔트리에 들어갔던 이현호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시험해보는 과정 속에 좋은 모습을 보여 접전에서도 등판할 수 있는 자원으로 성장했다. 감독으로서는 점수 차가 비교적 큰 편이라도 경험이 적은 투수를 올리는 것이 불안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허준혁이 선발로 이렇게 좋은 활약을 보일지 누구도 알지 못했던 것 처럼 실제로 써보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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