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변 확대, 소질보다는 노력."
2015 우리은행 박신자컵 서머리그가 6일 속초실내체육관에서 개막했다. 이번 대회는 오는 10일까지 5일간 펼쳐진다. 3개 팀씩 2개 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펼친 뒤 상위 2개 팀씩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다.
박신자컵은 제2의 박신자(74) 여사를 발굴하는 유망주 프로젝트다.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여자농구를 이끌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킬 목적으로 매년 개최된다. 미국에서 귀국한 여자농구의 '전설' 박신자 여사도 개막 경기에 참석해자리를 빛냈다. 그는 지난 1967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제5회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서 준우승 역사를 써낸 주역으로 세계대회 한국인 첫 MVP에 오르며 한국농구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동양인 최초로 세계여자농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도 했다.

박신자 여사는 "내 이름으로 대회가 열려 기쁘다. 어떤 운동 선수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며 "특히 살아 있는 동안 운동 선수의 이름을 따 대회를 연다는 건 내 생애의 보너스와 같은 일"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박 여사는 한국 여자 농구의 발전을 위한 진심 어린 조언도 건넸다. 여자 농구는 1967년 세계선수권 준우승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박 여사는 이런 원인에 대해 "저변 확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남자는 그나마 고려대와 연세대 등 대학 팀이 있어 선호를 했다. 여자는 일단 대학팀이 없었다. 저변 확대가 되지 않고 점점 팀수가 줄어들고 있다. 저변이 넓을 때 좋은 선수가 나온다. 대학 팀이 없는 것과 저변 확대 부족이 가장 큰 문제다"며 "나도 농구협회에서 1990년대까지 일을 할 때 생각이 있었지만 쉽게 하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내 이름을 딴 대회를 통해 저변이 확대될 수 있다면 정말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박 여사는 이어 "모든 운동은 기본기다. 다른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 젊은 선수들은 기본기와 체력 훈련을 많이 하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며 "8년간 농구를 보면서 겨우 몸을 움직이는 선수들이 우승팀의 주요 선수로 활약하더라. 감독들도 몇 분 안에 경기를 좌우하는 선수들이라 내보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 선수들로 이기고 지는 게 가능하지만 국제대회는 절대 안된다. 뛰지 못하는 선수들은 힘들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제2의 박신자가 발굴되기 위해 후배들에게 바람도 전했다. "무한한 노력을 해야 한다. 내 경험을 말하자면 농구가 그냥 좋았다. 사람들은 내가 키가 크고 소질이 있어서 농구를 잘한다고 말했지만 난 우리 팀의 어떤 선수보다 훈련을 많이 했다. 왼손잡이가 훅슛 연습을 하면 뒤에서 보면서 어떻게 잘 들어가나 쫓아갔다. 아주 빠른 선수가 있으면 투맨 패스를 통해 스피드에 뒤지지 않으려 했다. 드리블을 잘하는 선수 앞에선 드리블을 했다. 내 팀의 모든 선수들과 항상 선의의 경쟁을 했다. 어떤 선수가 300개의 슛을 연습하면 난 301개를 던졌고, 500개의 슛을 연습하면 600개를 던졌다. 농구에 좋다는 건 다 했다. 모든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소질보다는 노력이다."
dolyng@osen.co.kr
WKBL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