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대회 야구]日 대학야구의 탄탄한 저변과 철저한 준비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07.07 07: 03

"프로와 대결해도 밀리지 않을 것 같다".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한국대표팀이 일본대표팀에 0-8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 선수들은 안방에서 많은 관중들 앞에서 첫 경기, 그리고 익숙치 않은 야간경기 때문인지 긴장감에 제실력을 발휘 못하고 완패했다. 이건열 감독은 "경기를 거듭하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한국이 못했다기 보다는 일본이 강하다는 점을 확인하는 경기였다. 일본 대표팀은 시종일관 흠잡을 데 없는 전력을 과시했다. 탄탄한 마운드, 집중력 높은 타격, 빈틈 없는 수비, 상대의 허를 찌르는 주루 모두 한 수 위였다. 선수들의 팀워크와 조직력도 대단히 견고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특히 마운드가 철벽이었다. 우완 선발 야나기 유야(메이지대 3년)는 정교한 제구력과 볼끝이 뛰어난 속구, 슬라이더와 투심, 슬로커브까지 날카로운 변화구를 구사하며 6회까지 2안타만 내주고 10개의 탈삼진을 뽑아냈다. 주심의 넓은 스트라이크존 변수가 있었지만 한국 타자들이 초반부터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아울러 두 번째로 등장한 좌완 우에하라 겐타(메이지대 4년)는 190cm가 넘는 키에서 던지는 타점 높은 볼이 일품이었다. 이어 등장한 2학년 다카하시 레이(센슈대)도 변화무쌍한 볼을 던지며 삼진 2개를 뽑아내며 퍼펙트로 1이닝을 막았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다나카 세이기(소카대 3년)는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구사해 챔피언스필드를 찾은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모았다. 이들 투수는 일본이 자랑하는 간판투수들이자 일부는 일본과 미국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5명의 좌타자들이 포진한 일본의 타선도 11안타를 터트리며 한국타선을 압도했다. 특히 짧게 끊어치는 일본타자 특유의 빠른 스윙으로 한국투수들을 괴롭혔다. 3회까지는 매 회 기회를 잡고도 한국 선발 최채흥(한양대 2년)의 투구에 막혔지만 타순이 돌면서 날카로운 스윙들이 나왔고 4회, 6회,7회는 몰아치기로 승기를 잡는 모습이었다. 
특히 주자들의 민첩한 기동력도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도 보였다. 0-0이던 4회 2사 2,3루에서 1번타자 사토 다쿠야의 2루 강습안타때 1루주자까지 홈에 파고드는 모습은 프로들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들이었다. 선두타자가 나가면 4번씩이나 보내기번트를 하는 일본의 정석 야구를 했다. 아울러 내외야 수비수들도 군더더기 없는 푸드워크이 가볍고 포구과 송구력까지 보여주었다.
일본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본 한 국내 스카우트는 "투수들이 좋고 수비력도 갖춰 프로와 대결해도 밀리지 않을 것 같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일본 대학야구의 저변도 고교야구 못지 않기 때문이다. 전국 8개 권역으로 26개의 연맹이 포진해있고 산하에 약 300여개의 대학팀이 있다. 도쿄 6대학 리그는 수준과 인기가 대단히 높다. 언론의 관심도 대단해 대학스타들이 등장한다. 고교 졸업생 가운데 프로에 진출하지 않고 대학으로 진학하는 A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게다가 대표팀도 금메달을 목표로 철저한 준비를 했다. 일본야구는 '사무라이 재팬'이라는 이름 아래 프로, 실업, 대학, 고교, 여자, 유소년까지 체계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원 관리하고 있다. 일본 U대표팀은 지난 1월에 후보 31명을 추렸고 4월에 정예 22명을 선발했다. 6월 19일부터 일찌감치 소집돼 합숙훈련과 5경기의 강화 실전을 통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자체 전력분석팀을 가동하고 대만, 중국 등을 영향력 아래에 둔 국제 네트워크도 강점으로 꼽힌다. 한국야구가 곱씹어야 할 대목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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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50km대의 강속구를 뿌리며 내년 스카우트 1순위로 떠오른 다나카 세이기(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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