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디지털 경제 미디어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삼성전자 갤럭시 S6의 부진을 놓고 뼈아픈 소리를 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현지시간 7일자 기사에서 “삼성전자 갤럭시 S6 부진(슬럼프)의 원인은 스마트폰 제조사로서 스펙 싸움에만 치중해 정작 정체성 정립에는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이 기사는 크게 두 가지 사실을 전제로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하나는 갤럭시 S6의 판매가 심각할 정도로 부진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삼성전자의 지위를 단순한 제조사로 한정 한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 시선은 삼성전자가 인정하기 싫은 ‘역린’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갤럭시 S6 부진의 근거를 영업이익 감소에서 찾고 있다. 삼성전자는 7일 발표한 잠정실적보고에서 영업이익 6조 9,000억 원을 달성했다고 했지만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4.03%가 감소한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하락의 원인을 모바일 부문의 부진에서 찾고 있다. 갤럭시 S6와 갤럭시 S6엣지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도 이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6와 S6엣지의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서 얼마나 고전하고 있는 지 수치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7분기 연속 하락한 영업이익이 삼성전자 IM부문(정보기술 및 모바일)의 부진을 잘 말해준다고 봤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폰이자 하이엔드 안드로이드폰인 갤럭시 S6가 고전하는 이유를 ‘비슷한 스펙을 가진 저렴한 제품들’, 예를 들면 샤오미 제품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물론 삼성전자는 갤럭시 S6엣지의 공급 문제에서 원인을 찾으려 한다. 시장에서는 갤럭시 S6보다 비싼 갤럭시 S6엣지에 대한 수요가 넘치고 있는데 그에 상응하는 물량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좀더 근원적인 데서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갤럭시 S6가 뛰어난 스마트폰이긴 하지만 결국은 넘쳐나는 ‘안드로이드 폰’의 하나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상당수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갤럭시 S6’와 비슷한 기능을 해내지만 가격은 거의 절반 수준이다.
중국 시장이 갤럭시 S6가 처한 상황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650달러짜리 삼성폰 보다는 300달러짜리 샤오미 폰을 선택한다. 경제적 여유가 있어 650달러를 지불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사용자 경험이 독특한 아이폰을 산다. 남들 다 쓰는 안드로이드 폰은 싫다는 것이다. 애플은 대화면을 장착한 아이폰 6와 아이폰 6플러스로 중국 시장에서 갤럭시를 상대로 완승을 거두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6를 내놓으면서 아이폰과 유사한 디자인 콘셉트를 채택한 것도 실패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종전의 갤럭시 시리즈는 플라스틱 소재를 이용해 좀더 대중적인 인상을 줬지만 갤럭시 S6는 메탈 소재를 채택하고 디자인도 아이폰을 연상케 할 정도로 고급화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이 전략은 결국 아이폰의 우수성만 인정하는 꼴이 됐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꼬집었다. 삼성전자가 알아서 “고급 기종은 아이폰”이라는 등식을 만들어 준 셈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대신 갤럭시 S6가 소프트웨어나 서비스에 집중했어야 한다고 말한다. 삼성 스마트폰만의 독보적인 생태계를 구축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애플이 만들어내는 아이폰은 하드웨어 측면에서 하이엔드 기기라는 위상 외에 애플 페이나 애플 뮤직 같은 서비스로, 오로지 아이폰 보유자만이 누릴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 사이 삼성은 하드웨어 스펙에 더 치중하고 있었다는 게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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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6, 갤럭시 S6엣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