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레도 피가로, 타일러 클로이드, 윤성환, 장원삼, 차우찬 등 삼성 선발진은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안정적이다. 선발 투수의 평가 잣대인 퀄리티 스타트는 44차례로 리그에서 독보적이다. 탄탄한 선발진을 바탕으로 계산이 서는 야구를 하다 보니 계투진의 과부하를 방지하고 경기 운용이 한결 수월해진다.
삼성 선발진에도 아쉬운 게 하나 있다. 바로 토종 선발 3인방의 피홈런 개수다. 18차례 홈런을 허용한 장원삼에 이어 차우찬(16개), 윤성환(15개)이 피홈런 부문 1~3위에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토종 선발 3인방의 피홈런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물론 홈런을 허용하지 않으면 가장 좋겠지만 그럴 수도 있다는 반응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피홈런이 많은 건 피가로를 제외하면 힘으로 제압하는 유형이 아니다. 제구도 제구지만 수 년간 선발 투수로 활약하다 보니 상대 타자들의 눈에 익숙해졌다"며 "결국 투수와 타자의 싸움에서 타자가 이긴다. 투수들의 구종은 정해져 있지만 타자들의 기술은 날로 향상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삼성의 팀 평균 자책점(4.24)은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낮다. 류중일 감독은 "팀 평균 자책점을 보면 죄다 4점대다. 경기당 4~5점은 준다고 봐야 한다. 그럼 6점을 내면 이긴다. 반대로 4~5점을 주고 3점을 얻는데 그친다면 질 수 밖에 없다. 다시 말해 투수들이 4~5점을 준다고 보고 타자들이 5~6점을 얻으면 된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마운드 운영과 더불어 타자들의 화력 지원이 중요하다는 의미.
류중일 감독은 선발진보다 계투진의 무게감 저하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중간이 헐거워진 느낌"이라고 표현하기도. 홀드 부문 단독 선두를 달리는 안지만과 뒷문을 지키는 임창용의 위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안지만 앞에 던질 투수가 없다"는 게 류중일 감독의 설명. 사이드암 심창민이 왼손바닥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빠진 뒤 무게감이 더 떨어졌다고 아쉬워 했다.
그러면서 류중일 감독은 "박근홍과 김현우가 잘 해줘야 한다. 특히 김현우는 직구 150km 가까이 나와야 하는데 스피드가 많이 떨어졌다"면서 "이들이 기대 만큼 해주지 못하니 안지만의 투입 시점도 빨라진다"고 지적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