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주의 女車여차] '서킷도 누비는' 티볼리 디젤, 가솔린과 또 다른 매력은?
OSEN 최은주 기자
발행 2015.07.08 10: 01

1만 8524대, 지난 1월 출시된 ‘티볼리’의 6월까지 내수 시장 누적 판매량이다. 6월까지 쌍용차의 전체 판매량은 4만 5410대. ‘티볼리’가 쌍용차 전체 판매량 중 40%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쌍용차가 ‘티볼리’에 거는 기대감은 대단하다. 쌍용차는 무엇보다 ‘티볼리 디젤’의 강점으로 성능을 강조하고 나섰으며 ‘펀-투-드라이브’ 구현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6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서킷에 수 십대의 ‘티볼리’가 시승행사를 위해 열을 맞춰 대기 중이었다. 이날 서킷을 찾은 자동차 전문 기자도, 찾지 않은 이도 입을 모아 말한 궁금증은 ‘티볼리로 인제 서킷을 누비는 것이 가능한가’였다. 물론, 답은 이미 나와있었다. 가능하기에 서킷에서 행사가 준비됐으며 인제 스피디움에서 서킷과 짐카나, 일반 도로주행까지 모두 진행됐다. 시승은 ‘LX’ 최고 트림으로 이뤄졌다.
국내 서킷 중 고저차가 가장 심해 블라인드 곡선 구간이 가장 많은 인제 서킷을 고성능 모델이 아닌 1.6리터 ‘티볼리’로 달릴 생각을 하니 적지 않게 긴장이 됐다. 우선, 인스트럭터와 동승해 코스를 익히고 주행이 시작됐다.

인제 서킷에 들어서면 곧바로 오른쪽으로 U자 형태의 곡선 코스가 등장한다. 서킷인 만큼 속도를 올려 첫 번째 곡선 코스에 진입했다. 작지만 ‘티볼리’도 분명 SUV이기에 차고가 높아 차체가 불안할 것 같았던 예상과 달리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다음 구간을 달리고 있었다.
주행 프로그램이 진행되기 전에 있었던 차량설명에서 언급됐던 대로 ‘티볼리’의 브레이크는 ‘살짝’만 밟아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줬다. 서킷에서의 안전주행을 강조했던 한 인스트럭터는 우스갯소리로 “(브레이크가) 발 냄새만 맡아도 설 정도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빠른 브레이크 반응에 잠시 적응이 필요했지만 그래서 더욱 안심이 됐다. 쌍용차의 설명에 의하면 가솔린 보다 브레이크의 응답성이 좋은 이유는 디젤 모델에는 배력장치인 브레이크 부스터가 진공펌프로 장착됐기 때문이다. 흡기식의 가솔린보다 진공식의 브레이크 부스터가 보다 적은 힘에도 즉각적으로 브레이크 기능을 수행한다.
다기능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 차량 자세 제어 시스템)를 끄고 달렸기에 차량이 미끄러지거나 혹은 돌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됐지만 마치 이러한 걱정들이 기우였다는 듯이 ‘티볼리’는 모든 구간을 무리 없이 탈출해 나갔다. 간격이 짧은 S자와 8자 코스를 빠르게 돌아야 하는 짐카나에서는 ESP가 분명하고도 확실하게 개입을 했다. 차체를 자동적으로 제어해 운전자의 통제 밖으로 벗어나는 일 없이 쫀득한 맛의 핸들링을 보였다.
직선에서는 가속성능도 시험해봤다. 디젤인 만큼 역시나 초반 가속력이 가솔린 모델보다 좋았으며 가솔린 모델 시승 당시 느꼈던 뒤 늦게 밀려오는 가속력에 대한 답답함은 없었다. 전반적으로 디젤 모델이 가솔린보다 엔진과 브레이크의 조합이 조화롭게 개선된 점을 느낄 수 있었다. 
‘티볼리 디젤’은 실용영역인 1500rpm~2500rpm 구간에서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100km/h 이하에서도 서킷을 역동적으로 파고 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티볼리’의 의외의 면모에 고성능 타이어를 끼우고 서킷을 돌고 싶다는 욕구가 일기도 했다.
‘티볼리’는 S자의 굽은 도로가 많았던 일반도로 주행에서도 규정속도 내에서 운전자의 요구대로 반응하며 최대출력 115ps, 최대토크 30.6kg.m의 성능을 뽐냈다. 저속 구간에서부터 최대토크가 구현되도록 설계돼 쌍용차가 ‘티볼리 디젤’의 주요 타깃층으로 설정한 여성과 고령 운전자들의 주행성능 만족도에 상당 수준 부합할 것으로 판단됐다. 출퇴근용으로는 말할 것도 없다.
소음도 풍절음과 엔진소음을 특히 잘 잡아 음악을 듣고, 동승자와 대화를 나누는데 방해요소로 작용하지 않았다. 100km/h가 넘어가면 풍절음이 들리긴 하지만 신경을 거스를 정도는 아니며 중속 이후에서는 노면소음이 셋 중 가장 잘 들리지만 이 또한 불만을 토로할 정도는 아니다.
 
왕복 약 25km 구간의 짧은 도로 시승, 성인 셋을 태우고 서킷 10바퀴를 돌고 난 뒤 확인한 ‘티볼리 디젤’의 연비는 14.2km/l였다.
외관과 실내 인테리어는 가솔린 모델과 동일해 당시 느꼈던 아쉬움이 그대로 남아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전면과 후면 범퍼의 깔끔한 마무리와 내부 버튼들의 편의성에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티볼리 디젤’은 추천할만하다.
지난 1월, 시장에서의 관심도가 높았던 만큼 가솔린 모델 출시 당시 주변에서 시승후기에 대해 문의가 많았는데, 성능보다는 가격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성능에 대해서도 뒷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것 같다. 복합연비 15.3km/l 2등급의 ‘티볼리 디젤’보다 약 2%포인트 정도 복합연비가 하향될 테지만 4륜구동의 성능도 기대가 된다.
fj@osen.co.kr
티볼리 디젤 전측면, 측면, 전면, 후측면, 스티어링휠과 센터페시아(위부터).
티볼리 디젤 트렁크.
티볼리 디젤 1.6 XDi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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