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 다시 미치게 해준 팀이다".
한화 포수 허도환(31)이 이적한 지 3개월이 지났다. 지난 4월8일 외야수 이성열과 함께 넥센에서 한화로 트레이드됐다. 당시만 하더라도 한화가 투수 양훈을 내준 것에 대해 부정적 기류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평가가 달라졌다. 성공적인 트레이드로 한화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작용 중이다. 몰라보게 달라진 포수 허도환의 활약이 트레이드 평가를 바꿔놓았다.
그는 "지금이라도 그런 소리를 듣게 돼 좋다. 트레이드 당시만 해도 안 좋은 소리도 들었는데 팀에 폐를 끼치지 않게 돼 다행이다"며 "모이제 몸이 다 만들어졌다. 넥센에서는 경기에 뛸 수 있는 몸이 아니었고, 마음도 힘들었다. 한화에 와서 몸과 체력을 만들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넥센에서 기회를 잡지 못한 그는 한화 이적 후 10kg 이상 체중을 감량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허도환이 잘 해주고 있다. 깜짝 깜짝 놀라게 하는 볼 배합을 한다. 이렇게 경기에 뛰어주고 있는 것만으로도 성공한 것 아닌가"라며 만족스러워했다. 한화는 시즌 초반부터 조인성과 정범모가 번갈아가며 부상으로 장기 이탈했다. 그 시기에 들어온 허도환이 공백을 깨끗이 지워냈다.
허도환은 "한화에서 새로운 야구를 배우고 있다. 김성근 감독님께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 스윙폼이라든가 공을 던지는 자세와 볼 배합까지 세세하게 보신다. 신경을 쓰지 않으신 듯해도 뒤에서 코치님들을 통해 안 좋은 부분을 지적하신다. 그래서 조금씩 살아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적 후 42경기 타율 2할1푼1리 16안타 1홈런 6타점. 타격은 빼어나지 않지만, 중요할 때 집중력을 발휘해주고 있다. 지난 4일 대전 NC전에서 2타점 적시타에 9회말 선두타자 볼넷으로 끝내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포수 본연의 임무인 수비와 파이팅을 불어넣는 기합에 있어 존재감이 크다.
한화의 인기 상승과 함께 허도환도 어느 때보다 팬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대전에 집을 구한 그는 "한화라는 팀이 뜨겁다는 걸 많이 느낀다. 그렇게 유명한 선수가 아닌데도 대전에서 많이 알아본다.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형들이 잘하기 때문이다. 난 그 레벨에 맞춰 따라가겠다는 생각뿐이다"고 말했다.
넥센에서 설자리를 잃으며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던 허도환에게 한화로의 트레이드는 선수와 팀 모두에게 신의 한 수가 되고 있다. 허도환은 "한화는 나를 다시 야구에 미치게 해준 팀이다. 30대 나의 야구 인생을 꽃피울 수 있게 해준 고마운 팀이다. 앞으로도 미치게 야구를 하겠다"며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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