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기회는 내게 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음을 다잡고 그라운드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왼 허벅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김상수(삼성)는 '위기는 곧 기회'라고 굳게 믿었다. 그동안 왼 허벅지 상태가 좋지 않았던 김상수는 2일 목동 넥센전서 왼 허벅지 통증이 악화돼 4회말 수비 때 김재현과 교체됐다.
김상수는 3일 구단 지정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통해 허벅지 근육이 뭉쳐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구단 측은 김상수가 통증을 참고 뛸 경우 근육이 파열돼 2~3개월간 재활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어 선수 보호 차원에서 엔트리에서 제외키로 했다.

8일 오전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김상수는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한 달 전부터 (왼 허벅지 상태가) 계속 안 좋았었는데 트레이닝 파트의 도움 속에 조절을 했었다. 이번에 뛰다가 통증이 심해졌는데 여유를 갖고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상수는 왼 허벅지 뿐만 아니라 손가락, 어깨 등 잔부상에 시달려왔다. 그는 이번 기회를 통해 확실히 몸을 만들 생각이다. "손가락, 어깨 등 안 좋은 부분도 있었지만 선수라면 누구나 약간이 부상을 안고 뛴다. 어느 만큼 잘 관리하느냐가 중요한데 우리 팀의 트레이너 파트는 최고다. 이번 기회에 왼 허벅지 뿐만 아니라 어깨와 손가락도 치료하고 있다".
김상수는 오는 18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리는 2015 타이어뱅크 KBO 올스타전에 드림 올스타 '베스트 12'에 선정됐다. 왼 허벅지 상태가 좋지 않아 참가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 류중일 감독 또한 이를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김상수는 "팬들께서 직접 뽑아주셨는데 이렇게 다치게 돼 걱정"이라면서 "감독님의 지시와 트레이너 파트와 상의해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김상수 대신 야마이코 나바로가 그 공백을 메우고 있다. "무조건 잘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라는 게 김상수의 말이다. "나바로는 유격수로 많이 뛰었고 어깨도 강하다. 무조건 잘 해줬으면 좋겠다. '김상수에게 경쟁 상대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내겐 이번 기회가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다. 나 또한 집중력이 조금 흐트러졌는데 이번 기회에 새롭게 준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서 일까. 김상수의 모바일 메신저의 알림말은 '리셋'이라고 돼 있었다.
김상수는 대체 불가 선수로 분류될 만큼 팀내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김상수보다 수치상 성적이 뛰어난 선수들이 있지만 전력의 안정화 차원에서는 김상수의 존재감이 더욱 두드러진다. 하지만 김상수는 '대체 불가 선수'라는 표현에 대해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는 "나는 단 한 번도 '대체 불가 선수'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내가 없어도 나바로가 잘 해주고 있고 누군가가 그 공백을 메운다. 대체 불가 선수라는 표현이 조금은 부담되지만 더 잘 하라는 의미로 받아 들이며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상수의 올 시즌 73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8푼3리(254타수 72안타) 5홈런 39타점 34득점 18도루를 기록 중이다. 김상수는 전반기를 되돌아 보며 "올 시즌 타격 자세를 바꾸는 등 나 스스로 기대가 컸는데 생각보다 너무 못하고 있어 아쉬울 뿐"이라며 "전반기 점수는 100점 만점에 20점 정도다. 나 자신에게 많이 실망했다"고 아쉬워 했다.
마지막으로 김상수는 "이번 기회는 내게 약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음을 다잡고 그라운드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대반격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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