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픽] 갑작스러운 작별에도 팬들 챙긴 에닝요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5.07.08 19: 54

"사랑해. 감사합니다."
 갑작스럽게 전북 현대를 떠나는 에닝요(34)였지만, 5년 동안 그를 응원해준 팬들은 잊지 않았다.
에닝요가 전북을 떠난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북으로 복귀했던 에닝요는 반 시즌 만에 전북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이유는 자신의 부진이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20경기 중 17경기에 출전한 에닝요는 1골 2도움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충분한 출전 기회가 있었음에도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는다는 걸 느낀 에닝요는 자신의 존재가 전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

보기 드문 경우다. 에닝요는 경기력, 출전 기회와 별개로 전북과 맺은 계약 기간 동안 정해진 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에닝요는 자신이 직접 계약 해지를 요청해 남은 반 시즌에 대한 돈을 포기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팀과 감독에 짐이 되기 싫다고 생각하는 것은 드물다. 전북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은 에닝요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했다. 개별 미팅에서 현재의 부진과 상관없이 천천히 몸을 만들라고 주문했다. 최 감독은 "큰 경기 1경기에서만 활약하면 되니깐 서두르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에닝요가 너무 예민해서 본인이 견디지를 못했다. 아무리 이야기 해도 떠나기로 하는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작별 의사를 밝히고 빠르게 클럽하우스에서 짐을 뺀 에닝요는 곧바로 고국 브라질로 돌아가지 않았다. 에닝요는 다음 홈경기인 8일 광주 FC전을 기다렸다. 2009년 전북 입단해 5년의 세월 동안 자신의 이름을 외치며 응원해준 팬들을 직접 보고 인사하기 위해서였다. 하프타임을 이용해 그라운드에 나선 에닝요는 본인이 편지를 작성해 팬들이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에닝요는 "모든 것이 저의 바람처럼 이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재 가장 현명한 것은 저의 자리를 저보다 더 팀에게 도움이 되는 선수에게 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의 모든 소중한 기억을 하나하나 추억하고 가슴에 간직할 것입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습니다. 축구란, 인생이란 매번 좋은 일만 생기지는 않습니다. 저도 압니다. 하지만 지금 제가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이것이라 생각돼 선택한 것입니다. 지금 이 말을 천번, 만번을 해도 저는 지치지 않을 겁니다. 사랑합니다. M.G.B. 감사합니다. 전북. 존경합니다. 감독님. 사랑해.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팬들도 2009년과 2011년 맹활약을 펼치며 전북을 K리그 우승으로 이끈 에닝요와 작별을 아쉬워했다. 전북 팬들은 관중석에 'We will never forget you! #8 Eninho. You are our hero forever! No.8 Eninho'라는 현수막을 걸고 에닝요가 전북을 떠나 브라질로 돌아가지만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또한 에닝요가 작별 인사를 위해 관중석으로 다가서자 그의 이름을 계속해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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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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