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외국인투수 루카스 하렐이 완전히 다른 투수로 태어났다. 6월부터 무섭게 상승세를 타더니 8일 잠실 롯데전에서 올 시즌 최고 투구를 선보였다. 7⅔이닝동안 121개의 공을 던지며 12탈삼진 무실점으로 괴력을 발휘했다.
비로소 막강한 구위를 완벽하게 이용하는 모습이었다. 루카스는 최고 구속 151km 포심 패스트볼과 150km 투심 패스트볼, 그리고 145km의 커터를 절묘한 로케이션에 꽂아 넣었다. 체인지업과 커브의 조화도 잘 이뤄졌다. 2012시즌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 1선발 에이스의 위용을 마음껏 과시했다.
가장 큰 변화는 마운드 위에서의 자세다. 5월까지만 해도 루카스는 구심의 판정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곤 했다. 스스로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리며 마운드에서 내려가는 모습도 꾸준히 나왔다. 구심이 스트라이크 콜을 하지 않았을 때는 마운드에서 주저앉는 시늉까지 했고, 갑작스럽게 제구난조에 빠지며 자멸했다. 그러면서 루카스는 5월까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겼고, 교체설까지 돌았다. 투수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있으나, 실력은 별 볼일 없는, 한 마디로 미운오리였다.

시즌 개막부터 5월까지 루카스 성적
11경기 58이닝 3승 5패 평균자책점 6.05.
하지만 루카스는 6월부터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선발 등판시 내야진의 실책이 겹치는 불운이 반복됐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위기에서 더 강한 공을 던지며 LG가 기대했던 에이스의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6월 21일 목동 넥센전에선 불펜 등판까지 하면서 1⅔이닝 무실점 투구를 했다.
6월 3일부터 7월 8일까지 루카스 성적
7경기 35⅔이닝 2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2.04.
루카스가 백조처럼 날아오르면서 LG 선발진은 헨리 소사의 기복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게 됐다. 당장 이날 경기서도 루카스는 롯데 송승준과의 선발투수 대결에서 전혀 물러나지 않았고, LG의 연장 끝내기 승리에 다리를 놓았다.
루카스는 앞으로 약 15경기를 더 선발 등판한다. 이미 정규시즌의 반환점을 돌았으나, 루카스와 LG 모두 부진을 만회할 기회는 충분하다. 후반기 LG가 지닌 최대 반전카드는 루카스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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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