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이 흔들리며 4연패에 빠졌던 KIA 타이거즈. 하지만 최근 2경기에서 선발 투수들이 활약하며 희망을 남겼다. 비록 2경기서 모두 승리를 따내진 못했으나 선발 투수들의 분전은 인상깊었다.
KIA는 7일부터 시작된 목동 넥센 히어로즈와의 주중 3연전 전까지 4연패에 빠져있었다. 지난 주말 3~5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조쉬 스틴슨-양현종-서재응이 차례로 무너지며 시리즈 스윕을 내줬다. 양현종은 어깨 근육통으로 인해 5일 경기에 앞서 1군 엔트리서 제외됐다. 올 시즌 어려운 순간 마다 팀을 구해낸 양현종이었지만 한 차례 휴식이 필요했다. 양현종은 15일이 돼야 1군 등록이 가능하다.
김기태 감독은 지난 kt 3연전에 앞서 “화요일(7일)까지는 선발이 예정돼있는데, 그 후부터는 머리가 아프다. 잘 구상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KIA는 올 시즌 양현종-스틴슨의 견고한 원투펀치에 서재응 김진우 유창식 등 여러 투수들을 활용해 선발 로테이션을 돌렸다. 시즌 초반에는 임기준 문경찬 등이 힘을 보태기도 했다. 고정 선발이 부족한데, 양현종까지 빠지니 선발진 구상이 더 어려워졌다.

상대 전적에서 3승 6패로 밀려있던 넥센과의 3연전이었기에 연패가 더 길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힘든 상황에서 올 시즌 기회를 많이 얻지 못했던 투수들의 깜짝 활약이 이어졌다. 임준혁은 지난 1일 광주 한화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팀 승리를 이끈 데 이어 7일 목동 넥센전에서도 5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로 팀의 4연패를 끊었다. 2연속 선발승으로 선발진에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이어 8일 목동 넥센전 선발 투수는 고졸 루키 박정수였다. 박정수는 이날 선발 등판 전까지 1군 무대 2경기 출전에 불과했다. 6월 3일 잠실 두산전에서 불펜 등판해 2이닝 1실점으로 데뷔전을 가졌다. 그리고 인상적인 피칭을 펼친 건 3일 수원 kt전. 스틴슨이 2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상황에서 2번째 투수로 등판해 6이닝 4실점(2자책점)으로 호투했다. 최근 가장 무서운 kt 타선을 상대로 씩씩하게 공을 뿌리며 남은 이닝을 책임졌다.
눈도장을 확실히 찍으며 8일 경기 선발 투수로 낙점 받은 것이다. 박정수 개인으로선 데뷔 첫 선발 등판. 떨릴 법도 했지만 박정수는 팀 타율 2위(.292)의 넥센 타선을 맞아 공격적인 피칭을 펼쳤다. 리그 최고의 타자 박병호를 상대로도 과감한 승부를 펼치며 삼진 2개를 뽑아냈다. 특히 팀이 3-2로 앞선 5회말 2사 2,3루서 박병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승리 요건을 갖췄다. 아울러 선발 데뷔전에서 5이닝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결국 팀이 3-4로 패했고, 불펜진이 8회 동점을 허용하며 박정수의 승리도 함께 날아갔지만 선발진에 활력을 불어넣는 쾌투였다. 마치 시즌 초반 대졸 투수 문경찬의 씩씩한 피칭을 보는 듯 했다. 무엇보다 KIA의 장점이었던 선발 야구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등장한 새 얼굴이기에 더욱 반가웠다. KIA가 깜짝 활약을 펼치고 있는 투수들을 로테이션에 합류시켜 시즌 최대 위기를 버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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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박정수, 아래-임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