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분석] 이천수는 왜 인천 무패에도 웃지 못했나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7.09 05: 00

소속 팀의 무패행진에도 이천수(34, 인천 유나이티드)는 미소를 짓지 못했다.
인천은 지난 8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 홈 경기서 전반 8분 이경렬에게 헤딩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권완규 박세직 이효균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부산에 3-1 역전승을 거뒀다. 인천은 이날 승리로 6경기(4승 2무) 연속 무패를 달리며 5위로 도약했다.
김도훈 인천 감독과 동료들은 만면에 미소를 띠었지만 이천수는 목 부상을 털고 돌아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는 지난달 6일 전남 드래곤즈전 이후 약 한 달, 6경기 만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올 시즌 줄곧 왼쪽 날개로 뛰었지만 이날은 정반대인 오른쪽에 위치했다. 박세직이 좌측면에 자리했고, 이천수는 경미한 부상으로 결장한 김인성을 대신해 우측면 날개로 선발 출격했다.

기대에 어긋났다. 분주히 움직였지만 소득은 없었다. 이천수가 볼을 잡으면 소유권이 대부분 상대에게 넘어갔다. 전매특허인 크로스도 부정확했다. 프리킥도 날카롭지 못했다. 이천수는 결국 후반 11분 진성욱과 바통을 터치하며 그라운드를 빠져나와야 했다. 바뀐 포지션, 1개월 만의 출전이었지만 아쉬움을 지울 수는 없었다.
공교롭게도 인천의 공격진은 이천수가 나간 뒤 3골을 몰아치며 대역전승을 만들어냈다. 이천수의 본래 포지션에서 뛴 박세직은 1골 1도움, 임대에서 복귀해 후반 교체 투입된 이효균은 1골, 이천수와 바통을 터치한 진성욱은 1도움을 기록하며 이천수와 대조를 이뤘다.
김도훈 감독은 "어김없이 인천을 응원해준 서포터즈와 팬들께 올 시즌 처음으로 3골의 화끈한 공격 축구를 보여줘 기분이 좋다. 팬들도 기분이 좋았을 것 같다"며 3골을 합작한 공격진들을 칭찬했지만 아쉽게도 이천수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우연의 일치일지 모르지만 인천은 이천수가 나오지 않은 최근 5경기서 무패를 달렸다. 이날도 이천수의 부진 속 0-1로 뒤지다 그가 빠져나간 뒤 3골을 몰아치며 대역전승을 거뒀다. 냉정히 말해 이천수가 없는 6경기서 무패를 기록한 셈이다.
이천수는 과거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을 빛냈던 대표적인 스타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고, 2004 아테네올림픽과 2006 독일월드컵에도 참가했다. 아시안컵과 아시안게임도 두 차례나 출전했다. A매치 통산 78경기에 출전해 10골을 기록했다.
전성기가 지난 이천수이지만 올 시즌 최소한의 기대치에도 미달한 모습이다. 부상 전에도 꾸준한 선발 출전 기회를 잡고도 공격포인트는 1골 2도움에 불과하다. 경험 전수 외에도 인천에서 해야 할 역할이 많은 그이기에 아쉬움이 더욱 진하게 남는 까닭이다. 찬란한 과거가 기억되기 위해서는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그래야 장밋빛 미래도 보장된다. 이천수에게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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