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야수들의 부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츠버그가 강정호(28, 피츠버그)에게 더 많은 것을 기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적합성 여부를 떠나 지금 상황은 강정호가 4번 자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피츠버그 관련 컬럼니스트인 밥 스미직은 9일(이하 한국시간) 지역 유력언론인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에 기고한 컬럼을 통해 최근 피츠버그의 라인업을 전반적인 우려와 기대점을 짚었다. 현재 피츠버그는 주전 외야수인 스탈링 마르테, 그리고 3루수인 조시 해리슨이 모두 부상으로 빠져 있어 정상 라인업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체 선수들이라고 할 수 있는 강정호, 션 로드리게스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 강정호는 두 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뒤 2경기 연속 선발 4번 3루수로 출장했다. 활약은 준수했다. 3루 수비에서는 현지 중계진의 감탄을 자아낼 만한 멋진 플레이를 선보여 별다른 문제가 없음을 과시했다. 타격에서는 비록 큰 것 한 방이 나오지 않았으나 8일 경기에서는 1-2로 뒤진 5회 적시 3루타를 때리는 등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이에 대해 스미직은 “클리블랜드전 승리에도 불구하고 마르테와 해리슨이 빠진 것은 타격이 있다. 타율이 낮은 로드리게스가 좌익수로 간다는 것뿐만 아니라 마르테가 빠진 4번 자리도 확실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이어 스미직은 “(타격) 슬럼프에 빠져 있는 강정호는 해리슨의 3루를 차지했다. 몇몇은 큰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강정호는 최근 한 달간 그의 타율에서 큰 구멍이 났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최근 2경기에서의 활약 덕에 일단 4번에 고정될 가능성은 점쳤다. 스미직은 “클린트 허들 감독은 4번 자리에 강정호를 선택했다. 그는 2경기에서 모두 결정적인 안타(big hits)를 날렸고 클린업 롤(4번 타자를 의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설사 꼭 4번이 아니더라도 당분간은 중심타선에서 팀 해결사 몫을 기대받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해리슨은 6주가량 결장이 예상되고 마르테는 아직 복귀 시점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당초 강정호, 로드리게스 등을 이용해 주전 선수들의 휴식 시간을 보장하고 다양한 전술을 짰던 피츠버그라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다. 이럴수록 해리슨과 마르테의 몫을 모두 나눠 들어야 하는 강정호의 비중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지적이다.
당초 내야 5인 중 가장 비중이 적어 보였던 강정호의 존재감이 어느새 피츠버그의 성적을 쥐고 흔드는 상황이 된 것이다. 반 시즌 만에 몰라보게 커진 강정호의 입지를 확인할 수 있다. 강정호는 9일 샌디에이고전에서도 선발 4번 3루수로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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