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야수 이종환(29)은 요즘 무척 뜨겁다. 최근 4경기 연속 멀티히트로 9안타를 휘몰아치고 있다. 4번 김태균(33) 뒤를 받치는 5번 타순에서 연일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이 같은 이종환을 두고 한화팬들은 '좌태균'이라고 부르며 열광하고 있다. 김태균과 닮은 외모와 체형 그리고 그에 못지않은 타격솜씨까지 인정한 별명이다.
이종환 스스로도 "김태균 선배님과 덩치만 닮았다. 몸이 똑같은 것 아닌가"라고 인정했다. 북일고 4년 선배와 비교되는 것이 싫지 않은 표정. 김태균도 "종환이와 닮아 보이나 보다"며 닮은꼴이라는 주변의 이야기를 부정하지 않았다. 학교 후배의 맹활약이 반가운 눈치였다.
김태균은 이종환과 4년 차이로 같은 시기에 학교를 다닌 적이 없다. 하지만 김태균은 "원래 종환이를 알고 있었다. 고등학교 때 야구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이종환은 몰랐지만 먼발치에서 선배 김태균이 그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지난 5월 이종환이 KIA에서 한화로 온 뒤에는 따뜻하게 맞이했다.

이종환은 "김태균 선배님이 많이 챙겨주신다. 배팅 장갑 등 여러 가지를 선물해줘서 감사하다"며 이적 후 적응에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하지만 김태균은 "여유 있는 선배가 후배를 챙겨주는 건 당연한 것이다"며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선배로서 해야 할 도리를 했을 뿐이다.
이종환은 한화 이적 후 23경기에서 53타수 18안타 타율 3할4푼 9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특히 최근 4경기 17타수 9안타로 5할2푼9리의 고타율을 기록 중이다. 최진행이 금지약물 복용으로 3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당한 뒤 5번 타순에 들어서 공백을 메우고 있다. 클러치 능력도 뛰어나다.
이를 바라보는 김태균은 "학교 후배이기 때문에 마음속으로나 응원하는 건 있다"면서도 "학교 선배라는 것을 티내지 않으려 한다. 후배는 모두 다 같은 후배라 생각한다. 우리는 같은 팀이다. 하나의 팀이기 때문에 학교 후배라고 특별히 해주는 건 없다. 다른 후배들도 있는 만큼 종환이와 모두를 챙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몇 안 되는 팀 내 북일고 후배이기에 이종환을 바라보는 마음은 애틋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김태균은 한화의 주장이고 모든 선수들을 아울러야 한다. 올해 FA 영입과 트레이드 등으로 한화 선수단의 구성원이 많이 바뀌었지만 변함없이 가족적인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는 건 김태균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선전하고 있는 한화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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